• [사설] 행정경계를 넘은 결단, 혁신도시 악취 잡는다
    • 전북혁신도시를 둘러싼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전북자치도와 전주시·김제시·완주군 등 4개 자치단체가 한뜻으로 뭉쳤다.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공동의 문제를 공동의 책임으로 풀어가겠다는 이번 협력은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새로운 상생 모델로서 의미가 크다. 주민 삶의 질을 저해해 온 환경 문제 앞에서 ‘우리 구역의 일’과 ‘남의 지역 문제’를 가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번에 체결된 혁신도시 악취 해결 업무협약의 핵심은 재원 분담과 역할 분담의 명확화다. 김제시 용지면 특별관리지역에 남아 있는 현업축사 27농가를 매입·철거하는 데 총 340억 원을 투입하고, 이 가운데 국비를 제외한 지방비 102억 원을 전북도와 3개 시군이 나눠 부담하기로 했다.

      사업 대상지가 김제시에 위치해 있지만, 악취 피해를 함께 겪어온 전주시와 완주군이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는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협력 사례다. 이는 환경 문제의 영향권이 행정 경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한 결과다.

      그동안 혁신도시 주민들은 지속적인 악취로 일상에 불편을 겪어 왔다. 1단계 축사 매입 사업 이후 복합악취 농도가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성과가 있었지만, 민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잔여 축사 전량 매입과 체계적인 관리가 병행돼야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2단계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도가 협의·조정과 국비 확보, 성과 점검을 맡고, 김제시는 사업 시행과 관리 강화를 담당하며, 전주시와 완주군이 연계 사업에 협력하는 역할 분담 또한 실효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번 협약은 ‘환경’이라는 공공의 가치를 중심으로 자치단체 간 이해관계를 조정해 낸 모범 사례다. 각자의 재정 여건과 행정 부담을 이유로 책임을 미루기 쉬운 상황에서,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공동 목표에 합의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이러한 협력 방식은 악취 문제를 넘어 교통, 수질, 산업단지 환경 등 다른 광역 생활권 현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협약이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협의체 운영과 주민과의 소통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 악취 문제는 단순한 시설 철거만으로 끝나는 사안이 아니라, 축산 환경 관리와 지역 개발 정책 전반을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주민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사업 진행 과정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때 신뢰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이러한 신뢰를 토대로 한 협력 행정이야말로 전북이 지향하는 ‘특별자치’의 실질적 모습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약속의 이행이다. 계획된 일정에 맞춰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악취관리지역 지정과 사후 관리까지 빈틈없이 이어져야 한다.

      오랜 시간 불편을 감내해 온 혁신도시 인근 주민들에게 이번 협력이 체감가능한 변화로 이어질 때, 행정구역을 넘은 상생은 구하가 아닌 정책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다. 전북에서 시작된 이 협력의 경험이 다른 지역에도 전파돼, 지역 발전과 환경 개선을 동시에 이루는 새로운 기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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