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내란 동조’ 공방, 전북의 정치 품격 떨어뜨린다
    • 6·3 지방선거를 앞둔 전북 정치권에 불필요한 갈등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전북도 공무원노동조합이 최근 성명을 통해 ‘내란 동조’ 의혹을 강하게 반박하며 허위 주장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러한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두고 비전과 정책을 경쟁하는 장이어야 한다. 그러나 근거가 불분명한 정치 공방이 앞서면서 선거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문제의 발단은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원택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김관영 지사의 ‘내란 방조’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당시 행정안전부의 청사 출입 통제 지시 이행 등을 거론하며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공무원노조는 이러한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노조에 따르면 전북도와 14개 시·군의 야간 청사 폐쇄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보안 관리 절차다. 이를 두고 불법 계엄 동조나 내란 부역으로 몰아가는 것은 행정의 기본 원칙을 왜곡하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공무원노조의 반발은 공직사회의 명예와 자존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호소로 읽힌다. 노조는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현장을 지킨 공무원들이며 진실을 알고 싶다면 현장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의 핵심은 공직사회가 정치 공방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공무원은 특정 정치세력의 도구가 아니라, 도민을 위해 봉사하는 행정 주체다. 선거 과정에서 공직자를 정치적 프레임 속에 끌어들여 낙인찍는 행태가 반복된다면 공직사회는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국 그 피해는 도민에게 돌아간다. 선거 전략을 위해 행정 현장을 정치적 공격의 무대로 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네거티브 공방이 선거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전북은 지금 지역소멸 위기, 산업 구조 전환,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새만금 개발, 미래 산업 유치,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지역의 운명을 좌우할 굵직한 현안도 산적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전북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경쟁이다. 정책과 비전이 아니라 의혹과 낙인으로 시작되는 선거는 도민에게 아무런 희망도 주지 못한다.

      지방선거는 지역 민주주의의 축제다. 후보자들은 서로의 정책과 역량을 당당하게 평가받으며 도민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도민 또한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를 냉정하게 판단할 권리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정하고 품격 있는 선거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 전북 정치권에 필요한 것은 미래 경쟁이다. 누가 더 전북의 성장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지, 누가 더 실력과 경험을 갖춘 지도자인지를 두고 정정당당하게 겨뤄야 한다. 공직자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는 소모적 공방을 멈추고 정책과 비전의 무대로 선거를 되돌려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전북의 새로운 도약을 설계하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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