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해 온 목회자로서, 성도들과 함께 기도하며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 오직 진리와 공의, 그리고 평화라는 가치를 바라보며 외길을 걸어왔다고 자부한다.
최근 교파와 교단을 초월하여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천지 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이 정당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조사 조치를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목회자이기 전에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깊은 안타까움을 느끼며, 이에 법과 사회를 향해 간곡한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가장 먼저 마음을 짓누르는 것은 이 총회장의 연세다. 그는 올해 만 95세라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초고령의 어르신이다. 가뜩이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 속에서 극심한 척추 질환까지 앓고 있는 노구로 수감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현실이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기적에 가까운 연세에 좁고 차디찬 수용 시설에서 버텨내야 한다는 것은 단순한 인신 구속을 넘어 생명 자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국제적인 법과 인권 기준을 둘러보더라도 초고령자에 대한 구금은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진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서는 법률에 따라 80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해 살인이나 실질적 폭력과 같은 극단적인 중범죄 위험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구금을 허용하고 있으며, 대부분 외출 제한 등의 대안적 조치를 적용한다. 수감자의 처우에 관한 UN의 '만델라 규칙(Mandela Rules)' 역시 판결이 확정되기 전의 구금은 지극히 제한적이어야 하며, 고령 수감자에게는 더욱 엄격하고 신중한 기준을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기준과 인도주의적 시각에 비추어 볼 때, 도주 우려가 없는 고령의 종교 지도자에게 가해지는 구속 수용은 실로 안타깝고 과중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법리적으로 보더라도 이 총회장은 지금까지 수사기관의 모든 요청에 성실히 응하며 사법 절차에 협조해 왔다. 주거가 명확하고 평생을 공적인 삶을 살아온 고령의 인물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는 지극히 희박하다.
불구속 상태에서 객관적인 사실과 법리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자 인도주의적 배려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의 한 세기에 가까운 삶은 국가와 이웃, 그리고 인류를 위한 헌신의 연속이었다. 청년 시절에는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던 6·25 전쟁에 참전하여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켜낸 애국 용사였다. 전후에는 그 공로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봉사와 나눔에 앞장섰으며, 평화라는 가장 숭고한 성경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평생을 바쳐왔다. 평생을 전 세계 평화와 봉사, 신앙인의 삶으로 점철해 온 인물이 이제 와 책임을 회피하거나 도주를 꾀할 리 만무하다.
성경 야고보서 2장 13절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자비를 베풀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자비 없는 심판이 있으리라. 자비는 심판을 이기고 자랑하느니라.“
엄격한 법 집행은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기둥이지만, 그 속에 인간에 대한 긍휼과 자비가 함께할 때 비로소 법은 진정한 권위를 얻고 사회를 치료하는 숭고한 힘을 갖게 된다.
평생을 국가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해 온 만 95세 초고령의 이만희 총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공정한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사법부의 깊은 혜안과 관대한 선처가 내려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나님의 평화와 공의가 이 땅에 차고 넘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