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쿠데타를 일으킨 지 50일이 훌쩍 지났다. 그때부터 ‘내란 불면증’을 앓지 않은 국민이 있을까. 내란 수괴 윤석열이 체포되고 구속되고 수감되었지만, 내란 공범들과 동조 세력의 난동은 그치지 않고 있다. 서부지법에 난입한 폭도들의 난동은 그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내란 세력은 명백한 범죄행위를 정치적 공방으로 전환시키려고 잔꾀를 부리고 있다. 내란 사태가 지속되면서 종교와 종교인의 세 가지 모습이 결국 드러났다. 악의 세력에 동참하는 종교인, 악의 세력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싸우는 종교인, 악의 세력에 저항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 종교인이다.
전광훈 목사는 16일 유튜브 채널 생중계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1000만 명을 동원해야 한다”며 “사람들을 모집해 오는 교인들에게 1인당 5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1월 19일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예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하나님이 윤 대통령을 감옥에 가둔 것은 우리에게, 광화문에 모일 기회를 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27일 열린 광화문 연합예배를 반대하면 “마귀, 사탄, 바퀴벌레요, 이완용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던 손현보 목사는 윤석열의 계엄을 옹호했고,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국민들이 선동 당했다”고 발언했다. ‘국민은 바보’ ‘판사들은 개x끼’ ‘MBC는 Mx신’ 등 험한 욕설을 퍼부었다.
대형교회 목사들과 극우 개신교 세력이 전광훈 목사나 손현보 목사와 비슷한 길을 걷는 듯하다. 그들은 서로 경쟁하듯이 윤석열을 옹호하고, 축복하고, 편들고 있다. 대형교회 목사들과 극우 개신교 세력, 태극기 집회에 참가하여 미국 국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아멘’ ‘할렐루야’ 외치며 찬송가를 부르는 사람들은 윤석열 내란 세력과 한 패다. 1월 4일 ‘내란 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을 촉구하며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도로에서 며칠째 밤샘 농성을 하던 노동자, 2030 여성, 시민들에게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화장실과 기도실을 개방하였다. 그 아름다운 행동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감사하고 있다. 응원봉을 든 수도회 신부의 뒤를 수십 명의 시민들이 줄지어 따르는 사진을 보고 나도 가슴이 뭉클하였다.
지난 12월 9일 시국기도회에서 천주교 대전교구 김용태 신부는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뿔 달린 머리 7개의 용’이 자리 잡은 곳을 용산이라 부른다”고 비유하며,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지O발광’에 해당한다고 일갈했다. 김용태 신부는 비상계엄을 국민과 양심적인 계엄군이 막아냈다고 강조했다. 종교는 ‘인간의 삶이 어떠해야 되는가’ 생각하게 해준다고 말하는 김용태 신부는 가톨릭 세례를 받은 윤석열(암브로시오)이 앞으로 있을 긴 시간의 감옥살이에서 “나는 정말 나쁜 놈이었구나” 깨닫기를 바란다.
1월 18일 와 인터뷰에서 명진 스님은 “윤석열은 민족을 절멸의 위기로 처넣을 전쟁을 획책한 악질 범죄자예요. 극형이 마땅하죠. 더욱 기가 막힌 건 정권 유지 수단으로 전쟁도 불사하는 윤석열과 주변 사람들, 자신을 소위 ‘보수’라고 참칭하는 자들입니다. 대부분 저질 양아치들이죠. 이중에서도 내란 수뇌부에 대해서는 나중에라도 용서니 화합을 들먹이며 사면하자는 말을 꺼내지도 말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2023년 5월 '윤석열 퇴진 시국법회'에서 “네 이놈, 윤석열!”이라고 사자후를 날렸던 명진 스님이다. 1월 9일 32개 개신교 단체들 사람들이 ‘윤석열 파면과 더 나은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그리스도인 연합기도회’를 개최했다. 그들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30여 명의 행동하는 지식인과 종교인으로 구성된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더 이상 멈추게 할 수 없다」 제하의 성명서에서, 헌법재판소가 내란 수괴 윤석열에 대한 탄핵을 신속히 인용하고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내란 수괴 윤석열을 옹위하기 위하여 민주 정당의 본질을 저버린 국민의힘은 즉각 해산하고, 윤석열 독재정권에 동조해 온 반민주 세력과 법치의 근간인 사법부를 공격한 폭도들을 엄히 단죄하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내란세력과 민주시민 사이에서 종교가 중립을 지킨다면, 그런 종교는 사실상 윤석열 내란 세력을 돕고 있는 것이다. 내란 세력을 구경만 하는 종교인도 마찬가지다. 내란 세력과 민주시민 사이에서 중립은 없다. 종교는 중립이 아니라 약자와 정의로운 쪽을 편드는 것이다. 인간의 고통에 관심 많은 종교에 중립은 없다.
아주 소수의 종교인들이 악의 세력에 저항하고 있다. 대부분 종교인들이 중립이란 핑계로 사실상 윤석열 내란 세력을 돕고 있다. 만일 한국 종교들이 부처나 예수 말씀에 충실했다면, 윤석열 내란 세력에 저항하는 종교인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자유우파’ 이름의 ‘망상 공동체’가 저지른 폭력과 그들이 부추기는 불관용은 관용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유시민 작가 말에 나는 동의한다. 김상봉 교수 말처럼, 한국의 보수 세력은 역사에서 배운 것이 없는 듯하다. “이게 나라냐” 묻는 민주시민들에게 ‘우리가 나라다’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윤석열 내란 세력과 동조 세력에게 자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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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시민언론 민들레에 기 게재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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