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텃밭’이라는 오만의 벽을 허물고, 도민이 직접 선택하는 ‘인물 지사’의 시대로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지만, 최근 전북 정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도 시리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의 전격적인 제명 결정과 이에 맞선 김관영 지사의 무소속 출마 선언은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전북이 처한 현실과 미래를 묻는 중대한 질문을 우리 앞에 던져놓았다. 필자는 김관영 지사의 무소속 출마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이번 사태가 전북을 중앙 정치의 하부 조직이나 거수기로 여겨온 거대 정당의 오만함에 경종을 울리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전북은 ‘민주당의 성지’ 혹은 ‘철벽 텃밭’이라는 수식어 아래 안주해왔다. 하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중앙 정치권은 전북의 표를 ‘당연한 내 것’으로 여겼고, 공천 과정은 도민의 뜻보다 당대표의 입맛이나 계파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요동쳤다. 시스템 공천이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서 벌어진 이번 기습 제명 사태는 그 정점이다. 현직 지사를 단 몇 시간 만에 광야로 내모는 비정한 정치는 전북 도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폭거와 다름없다. 우리 지역의 수장을 뽑는 기준이 왜 여의도 밀실의 심기 살피기가 되어야 하는가.
도지사라는 자리는 특정 정당의 줄 세우기에 성공한 이에게 주어지는 전리품이 아니다. 우리 지역을 발전시키고, 민생을 안정시키며, 전북의 백년대계를 설계할 유능한 행정가를 도민 스스로 선택하는 주권 행사의 장이다.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고정관념은 이제 깨져야 한다.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오만한 생각은 지역 경쟁력을 갉아먹는 독버섯일 뿐이다. 당적이 실력보다 앞서고,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도민에 대한 헌신보다 높게 평가받는 기형적인 구조를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가 왔다.
김관영 지사가 무소속이라는 고독한 길을 선택한 것은 개인의 생존을 위한 투쟁이 아니다. 그것은 정당의 그늘 아래서 ‘안주’하기보다 도민의 직접적인 심판을 통해 ‘증명’하겠다는 배수의 진이다. 그는 지난 임기 동안 현대자동차 9조 원 투자를 포함해 총 27조 원 규모의 기업 유치라는 전례 없는 실적을 거두었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등 굵직한 현안들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경제 지사’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러한 성과가 정당 내부의 권력 암투 때문에 중단되거나 폄훼되는 것은 전북의 미래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정당 대 정당의 대결이 아니라, ‘과거의 낡은 정당 정치’와 ‘실용적인 미래 인물’ 사이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 도민들은 이제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누가 전북의 먹거리를 가져올 사람인가, 누가 중앙 무대에서 전북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사람인가. 당대표의 눈치를 보며 줄을 서는 지사가 아니라, 도민의 눈높이에서 도민의 눈물을 닦아줄 지사가 누구인지는 자명하다.
김 지사의 독자 행보는 전북판 ‘제3지대’의 결집을 넘어, 진정한 지방자치의 완성을 향한 첫걸음이다. 공천(公薦)이 사천(私薦)으로 변질된 정당 정치를 유권자가 직접 심판할 때, 비로소 정치권은 전북을 소중히 여길 것이다. 민주당이 버린 전북의 자존심을 되찾는 길은 우리 스스로 '누구의 사람'이 아닌 '전북의 사람'을 선택하는 데 있다.
이제 6월 3일, 전북은 위대한 선택의 날을 맞이한다. 이번 선거는 중앙 정치의 횡포에 맞서 전북의 주권을 되찾는 ‘도민 해방의 날’이 되어야 한다. 김관영 지사의 무소속 등판이 불러온 이 신선한 균열이 전북 정치를 고이게 만든 썩은 물을 걷어내고, 오직 도민만을 바라보는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드는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전북의 주인은 정당도, 당대표도 아니다. 오직 전북 도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