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과 농어촌 간 보육 인프라 격차 심화
- 공공 거점 돌봄 확대와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농어촌 돌봄 공백을 메워야 한다
지방소멸과 저출생의 거센 파도가 전북특별자치도를 엄습하고 있는 가운데, 도내 농어촌 지역의 보육 환경이 붕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전주·익산·군산 등 주요 도심권을 제외한 도내 8개 군 지역의 보육 인프라 사각지대는 이미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원생 감소로 인한 민간·가정 어린이집의 연쇄 폐원, 신규 교사 유입 중단에 따른 인력난, 그리고 주말과 야간 시간대의 돌봄 공백은 농어촌에 거주하는 부모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토양에서 청년 유입이나 지역 균형발전을 논하는 것은 허망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현재 도내 농어촌 보육 현장은 악순환의 늪에 빠져 있다. 영유아 수가 줄어들자 민간 보육 시설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으며, 그나마 남아 있는 국공립 시설조차 넓은 관할 구역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이로 인해 농어촌에 거주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은 기본적인 보육 서비스를 받기 위해 매일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더욱이 농번기나 야간·주말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틈새 돌봄' 체계는 여전히 허술하기 짝이 없다. 보육 환경의 양극화가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생애 초기 돌봄 권리마저 차별받는 불평등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력의 공급 차단이다. 열악한 처우와 과도한 업무 강도, 지역적 거부감으로 인해 신규 보육교사들이 농어촌 취업을 외면하면서 기존 현장의 교사들은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교사의 피로 누적은 보육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아동 방임이나 관리 부실이라는 또 다른 위험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사법적 전과 조회 수준에 그치는 허술한 교사 검증 체계 역시 농어촌 보육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불안 요인이다. 인구 감소가 시설 폐쇄로 이어지고, 보육 공백이 다시 인구 유출을 가속화하는 잔혹한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전북 농어촌의 미래는 없다.
그동안 전북도와 각 지자체는 저출생 극복을 외치며 수천억 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상당수 정책은 보여주기식 출산축하금 지급이나 단발성 공모 사업에 치중되어 왔다. 아이를 낳았을 때 주는 일회성 수당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라는 내내 지역사회가 함께 돌봐줄 수 있다는 '체감형 보육 안전망'이다. 시혜성 예산 투입을 넘어, 농어촌 보육 현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감한 행정적 결단과 정책적 전환이 시급한 이유다.
우선 전북도와 도교육청은 읍·면 단위의 거점형 공공 돌봄센터를 대폭 확충하고, 민간이 담당하기 어려운 야간·주말·농번기 'SOS 틈새 돌봄서비스'를 공공이 직접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단순히 시설 수만 유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아이 이동 지원 및 거점 시설을 묶는 순회 돌봄 차량 운영 등 농어촌 맞춤형 신교통·보육 연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농어촌 보육교사에 대한 수당 인상과 정서 지원 프로그램 도입 등 현장 인력에 대한 과감한 처우 개선이 병행되어야만 우수 인력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아이들은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 안전하고 질 높은 돌봄을 누릴 권리가 있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농어촌에 아이들을 다시 불러모으고 청년층을 안착시키는 유일한 길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눈앞에 보여주는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정과 교육당국은 더 이상 농어촌 돌봄 공백을 개별 가정의 고통으로 방치하지 말라.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농어촌의 희망으로 바뀔 수 있도록, 지금 당장 농어촌 보육 환경 전반을 개혁하는 과감하고 직접적인 대책 수립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