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양보다 질…전북 축제의 체질을 바꿔라
    • 전북특별자치도가 도내 36개 육성축제를 글로벌 관광상품으로 키우겠다며 고도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대표축제 14개, 작은마을축제 14개, 지역특화형축제 8개를 중심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평가·컨설팅과 현장관리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전환으로 방향을 튼 점은 시의적절하다. 이제는 ‘많은 축제’가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축제’로 승부해야 할 때다.

      지역축제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다.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고 지역 상권과 숙박·교통·문화산업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지역경제의 핵심 동력이다. 특히 글로벌 인바운드 수요가 회복되고 관광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지역만의 독창적 스토리와 콘텐츠를 갖추지 못한 축제는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여행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지적했듯 축제 성공의 관건은 ‘대표 콘텐츠’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무대 공연과 천편일률적 먹거리로는 세계인의 발길을 붙잡을 수 없다.

      문제는 선택과 집중이다. 그동안 일부 축제는 지역 안배와 관성적 지원에 기대 명맥을 이어온 측면이 없지 않다. 방문객 수는 부풀려지고, 차별성은 희미하며, 예산 대비 효과는 불투명한 경우도 있었다. 이제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품격과 독창성과 완성도가 떨어지고, 지역 정체성과 연결되지 않는 축제는 과감히 정리·퇴출하는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 모든 축제를 끌어안는 방식으로는 어느 것 하나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

      반대로 독특한 콘텐츠와 성장 잠재력을 갖춘 축제에는 과감한 투자와 전문적 컨설팅을 집중해야 한다. 지역의 역사·생태·전통문화·미식 자원을 스토리텔링으로 엮고, 공연·전시·체험 프로그램을 고도화해 ‘전북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축제 기획 단계부터 외국인 관람객의 동선, 언어 서비스, 교통 접근성, 온라인 홍보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글로벌 기준의 운영체계가 요구된다.

      현장관리 역시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바가지 요금, 안전관리 미흡, 무질서한 운영은 단 한 번의 경험만으로도 도시 이미지를 실추시킨다. 물가 모니터링과 상인회 협력, 안전 매뉴얼 표준화, 인권·친절 교육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축제는 지역의 얼굴이며, 공공의 이름으로 치러지는 행사다. 신뢰를 잃으면 관광도 없다.

      아울러 성과 중심의 예산 배분 원칙을 분명히 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방문객 분석과 만족도 조사를 상시화해서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축제가 끝난 뒤 철저한 사후평가를 통해 개선점을 즉각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만 경쟁력이 축적된다.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지역의 미래를 여는 전략 산업으로 축제를 재정의해야 한다.

      전북이 진정 글로벌 관광지로 도약하려면 ‘축제의 고급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36개라는 숫자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 시장에서 통할 ‘몇 개의 명품축제’를 키워내겠다는 각오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전략적 집중만이 전북 축제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무대로 올려놓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결단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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