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으로 깡으로" 고원에 피어난 딸기 농부의 도전기
    • 삶의 고비를 넘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때로는 버거움과 현기증도 있지만 묵묵히 걸어가고 넘어야 할 길이다. 최민숙 대표에게 진안은 인생의 고개를 넘어 새롭게 시작한 곳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시작하게 된 농장이었지만, 열심히 가꾸다 보니 지금의 모습을 이루게 됐다. 고원에 피어 난 전라진 깡순이 이야기




      용접공에서 딸기 농부로, 새로운 삶을 찾아서
      "진안은 딸기에게 최적의 땅이에요. 저온성 작물인 딸기는 이곳 고원지대에서 특히 잘 자라죠. 기후변화 시대에도 우리 진안이 딸기농사의 최적지가 될 거예요." 진안 마령면 깡순이네 딸기농장 최민숙 대표를 만난 날, 그의 눈빛에서 농부의 자부심이 빛났다. 현대중공업 용접공에서 딸기 농부로, 그의 변신은 2017년 12월 진안 귀농으로부터 시작됐다.




      빈손으로 시작한 농장, 희망을 심다
      "처음엔 정말 막막했어요. 귀농 초기에는 굼벵이 사육으로 시작했죠. 익산에 창고를 얻어서 준비하다가, 친정아버지가 진안 성수면에 사두신 땅을 물려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하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집은 성수에 있고 하우스는 마령에 있어요. 급하게 농사지을 땅을 구하다 보니 이렇게 됐죠.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 3억 정도 대출받았어요. 집도 대출, 사업도 대출... 거기에 아이들 셋까지 키워야 했으니까요."

      초기 4년 반 동안 최 대표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남편이 포천에서 일하는 동안, 혼자서 세 아이를 키우며 투잡을 뛰었다. 임실의 만두 공장에서 일하고, 지간 회사에서 종이 심을 만들고, 때로는 군산으로 용접을 하러 다녔다. 그러면서도 2천 포기의 고추 농사를 놓지 않았다.

      간절함이 만든 기적, 첫 성공의 맛
      전환점은 진안군농업기술센터의 시범사업 선정이었다. "딸기가 시범사업 종목에 있더라고요. 제가 딸기를 워낙 좋아해서 신청했죠. 이미 내정자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그냥 한번 도전해봤어요. 그런데 정말 운 좋게 선정된 거예요."

      선정 후 최 대표의 열정은 더욱 불타올랐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모조리 다 받았어요. 밤에 연장해서까지 교육받고, 집에 와서는 복습하고... 정말 간절했거든요. 이게 아니면 우리 부부는 다시 용접하러 가야 된다고 생각했죠."




      도전은 계속된다, 가공의 세계로
      첫해 농사는 대박이었다. 하지만 4월부터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보고 최 대표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200상자를 냈는데 40~50만 원밖에 안 되는 거예요. 너무 아까워서 일단 냉동시켰죠. 농업기술센터와 의논해서 동결건조 가공을 시작했어요."

      이제는 굼벵이 사육장이었던 공간을 전처리 시설로 리모델링해 세척부터 건조까지 직접 하고 있다. 나머지 가공은 농업기술센터의 시설을 이용한다. "시작한 그해에 위생 교육받고, 사업자등록하고, 판매까지 다 했어요. 참 열심히 했죠."

      '1+1'의 힘, 부부가 함께 이루는 꿈
      농장 운영의 특별한 점은 부부의 찰떡 호흡이다. "우린 1+1이에요. 모든 활동을 같이 해요. 24시간을 붙어있어도 좋아요. 11살 차이나는 남편이 많이 이해해주고 배려해주시죠."



      최 대표는 SNS 활동과 방송 출연도 적극적으로 한다. 전주 MBC '마녀들의 포레스트', KBS '동네 한 바퀴', JTV '와글와글 시장가요제' 등에 출연했다. 유튜브도 직접 운영하며 소통의 폭을 넓혔다.

      고원에 피어난 희망의 꽃, 미래를 바라보다
      "진안 마령에 스마트팜 밸리 단지를 조성하고 있어요. 단일 작목을 통해 진안군 딸기가 브랜드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를 통해 더 체계적인 딸기 재배와 소득 증대를 이루고 싶어요." 예비 귀농인들을 향한 그의 조언은 깊이가 있다. "귀농귀촌박람회 가면 대출도 해주고, 집도 주고, 다 도와준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으론 안 돼요. 본인이 직접 발로 뛰면서 교육받고, 방법을 찾아야 해요."

      '깡순이'라는 별명처럼 악으로 깡으로 버텨온 최 대표의 도전은 진안 고원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새로운 삶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깡순이네 딸기농장 안내]
      - 위치: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 체험 문의: 농장 직접 문의
      - SNS: 유튜브 '깡순이네' 운영 중
      - 특산품: 신선 딸기, 동결건조 딸기 등
      - 협업 제품: 딸기 막걸리 등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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