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의 전북 타운홀 미팅 - 희망의 로드맵 그리자
    • 김관춘 칼럼 / 주필
    •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전북특별자치도를 찾아 ‘전북 타운홀 미팅’을 갖는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지는 전북 방문이자, 대선 후보 시절 전북을 찾은 이후 9개월 만의 재방문이다. 그 사이 전북 도민들의 기다림과 기대는 차분한 인내의 시간이었다.

      전북의 지역 현안은 산적했고, 전북은 산업 전환과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절실히 요구받고 있다. 이번 타운홀 미팅은 단순한 지역 행사가 아니라 전북의 미래 경로를 가늠할 중요한 정치·정책적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타운홀 미팅의 핵심 의제는 단연 전북 산업지형의 대전환이다. 반도체·AI·방산·조선 등 국가 전략산업과 연계한 대형 프로젝트는 전북이 변방이 아닌 핵심 산업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특히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과 제2첨단 소재 케미컬 실증센터 구축은 전북이 수도권 중심 반도체 생태계의 보완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다.

      첨단 화학소재와 정밀 케미컬 분야에서 이미 경쟁력을 보유한 전북이 실증과 사업화를 잇는 플랫폼을 확보할 경우,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기술 자립과 공급망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제조 혁신을 위한 피지컬 AI 생태계 조성 역시 전북 산업 체질 개선의 핵심 과제다. AI와 로봇, 센서, 데이터가 결합된 지능형 제조체계는 지역 산업의 생산성 한계를 넘어서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가 많은 전북 산업 특성상 현장 적용형 AI 교육과 실증 인프라 구축은 기업 경쟁력 강화와 청년 인재 유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이 될 것이다.

      새만금을 RE100 선도 산업단지로 지정하는 구상은 전북을 탄소중립 시대의 글로벌 산업 전진기지로 만드는 구상이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 자립형 산업벨트 구축은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 조건을 충족시키는 핵심 인프라다.

      여기에 탄소섬유와 복합 소재를 활용한 방산혁신클러스터, 군산조선소 가동과 군함·공용선 생산, 해군 MRO 특화단지 조성 등 방산·조선 연계 전략은 전북 제조업의 부활을 견인할 현실적 카드다. 이러한 국가 전략산업과 연계된 특화단지 지정과 제도적 지원이 병행된다면, 전북은 투자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할 수 있다.

      농생명·식품·바이오 분야 역시 전북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재정의돼야 한다. 새만금 스마트팜 대규모 온실단지 조성은 청년 창업농 유입과 수출형 농업 모델 구축을 동시에 겨냥한 중요한 전략이다.

      헴프산업클러스터,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확대, 동물헬스케어 산업 거점 구축 등은 전북이 농생명 산업의 단순 생산지를 넘어 기술 기반 바이오산업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다. 항만·철도·공항을 연계한 트라이포트 물류체계를 활용한 K-푸드 수출허브 구축은 전북을 동북아 식품 산업의 관문으로 만들 잠재력을 갖는다.

      완주·전주 행정통합 문제도 타운홀 미팅의 중요한 정치적 의제의 하나다. 인구 감소와 재정 한계를 넘어서는 구조적 해법으로서 행정 통합은 선택이 아닌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통합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인센티브 정책과 제도적 지원이 제시돼야 통합 논의가 실질적인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광역 통합에 준하는 재정 지원과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 부여 등 구체적 정책 패키지가 제시된다면 전북은 지방소멸 대응의 선도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는 전북만의 문제에서 끝날 일이 아니라, 상황과 여건이 비슷한 전국의 수많은 기초지방자치단체에게 트리거 역할을 하면서 행정 통합의 불씨로 작용할 것이다.

      새만금 개발의 속도전 역시 이번 타운홀 미팅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과 단계적 면제, 새만금사업법 개정, 공공주도 개발 확대 등 제도적 혁신 없이는 대규모 전략산업기지 구축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공항·항만·철도 등 핵심 SOC의 선제적 구축은 기업 투자 유치의 전제 조건이며, 국가 차원의 결단이 요구된다.

      초광역 교통망 확충과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도 전북의 미래를 좌우할 굵직한 현안이다. 교통망은 산업과 인구 이동의 혈관이며, 올림픽은 도시 인프라와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전략적 이벤트다.

      이와 함께 1,400조 규모의 연기금을 품은 전북이 대한민국 금융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는 가운데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을 받으면 전북 혁신도시를 자본시장 허브로 전환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 모든 과제는 지방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며,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과 범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

      이번 전북 타운홀 미팅은 단순한 현안 청취를 넘어 전북이 어떤 국가 전략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여야 한다. 도민들은 구체적인 공약 이행 로드맵과 정책 실행 의지를 듣고 싶어 한다. 전북은 더 이상 ‘변방의 섬’이 아니라 국가 산업·농생명·에너지 전략의 핵심 축으로 도약할 준비가 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 방문이 지역 현안 해결의 실질적 출발점이 되고, 전북 도민에게 미래에 대한 확신과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 주기를 기대한다. 단순한 정치적 이벤트를 넘어 정책적 결단과 실행의 시작이 될 때, 이번 전북 타운홀 미팅은 전북 도정과 지역사회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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