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도내 학교 현장이 일부 학부모의 무분별한 악성 민원과 무리한 형사 고소로 마비되고 있다. 정당한 교육활동마저 보복성 민원의 표적이 되면서 교사들의 위축과 다수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지고 있지만, 관할 교육청은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해 비판이 일고 있다.
3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군산 A고등학교는 지난 2024년 1학년 학생들 간 갈등 사안을 교사의 중재와 사과로 자체 종결했다. 그러나 이듬해 특정 학부모 B씨가 돌연 입장을 바꿔 무리한 조치를 요구하며 전북교육청, 교육인권센터 등에 총 103회에 달하는 민원을 쏟아냈다.
B씨는 교장실에 난입해 위협하고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방해하는 등 심각한 교권 침해를 일삼았다. 이 과정에서 학교와 교육청은 B씨 자녀를 위해 약 97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행정력을 낭비했다.
반면 잦은 조사 속에서 다른 학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2차 피해를 겪고 있고, 표적이 된 교사들은 극심한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는 실정이다.
학생 지도가 형사 고소로 이어진 사례도 발생했다.
최근 군산 C중학교에서는 체육 수업 중 다른 학생이 찬 공에 맞고 욕설을 한 학생에게, 교사가 공을 패스하며 주의를 주는 과정에서 앉아 있던 학생 허벅지에 공이 맞았다. 학부모는 이를 문제 삼아 교사를 고소했고, 지속적인 민원 제기로 정상적인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전북교육청은 방파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쏟아지는 민원에 따른 대면 조사와 감사 통보를 현장에 그대로 떠넘겨 피로도만 가중시켰다.
이에 군산교육지원청은 오는 8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 A고 사안을 심의한다. 이번 심의를 통해 악성 민원에 단호한 제동이 걸릴지 이목이 쏠린다.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 오준영 회장은 "일부 학부모의 무분별한 악성 민원은 교사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결국 선량한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을 훼손하는 중대한 교권 침해"라며 "오는 8일 열리는 교보위의 전문성 있고 엄정한 판단과 함께, 도교육청과 교육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악성 민원 차단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북교육인권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자로 제2기 지역교권보호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며 1기 때와 달리 현장 교원의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했다"며 "현장 이해도와 전문성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해 더욱 합리적이고 정확한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