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무줄 잣대 휘두르는 민주당, 전북이 당신들의 ‘정치 놀이터’인가
    •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 김관영은 ‘기습 참수’, 이원택은 ‘세월아 네월아’, 민주당의 정의는 죽었다


      민주주의 정당의 권위는 결과가 아니라 절차의 공정함에서 나온다. 하지만 지금 전북 정가를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과연 이 당에 최소한의 양심과 기준이 남아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람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고, 계파에 따라 날카로웠다 무뎌지는 민주당의 ‘선택적 칼날’이 전북의 자존심을 난도질하고 있다.

      불과 며칠 전, 우리는 김관영 전북지사를 향한 민주당의 전광석화 같은 ‘야간 기습 제명’을 목격했다. 감찰 지시부터 제명까지 단 12시간. 소명 기회는커녕 도지사로서의 명예와 도민의 주권마저 단숨에 앗아간 그 ‘빛의 속도’는 잔인하기까지 했다. 그 순간은 지난 대선전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내려졌던 조희대 사법부의 만행이 떠오를 만큼 비이성적이고 폭압적이었다. 민주당은 그때 ‘클린 공천’과 ‘무관용 원칙’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며 전북의 리더십을 단칼에 베어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이원택 후보를 둘러싼 ‘식사비 대납 의혹’이 터져 나왔다. 제3자가 밥값을 대신 냈다는 의혹은 공직선거법상 명백한 기부행위 제한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는 돌변했다. 김관영에게 들이댔던 그 서슬 퍼런 칼날은 어디로 가고, 이제 와서 ‘조사 중’이라며 느긋하게 시간을 끌고 있다. 신중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그 침묵은, 사실상 자기 사람을 지키기 위한 비겁한 지연 작전이자 전북도민을 향한 기만일 뿐이다.

      이것이 민주당이 말하는 정의인가. 특정 인물은 번개처럼 참수하고, 다른 인물은 신중함이라는 방패 뒤에 숨겨주는 행위는 정의가 아니라 ‘정치적 계산’이며 비열한 ‘계파 숙청’이다. 같은 의혹에 다른 잣대를 대는 순간, 그 칼날은 정당한 징계가 아니라 권력의 폭력으로 전락한다. 민주당 중앙당은 지금 전북도민의 지지를 당연한 전유물로 여기며 철저히 우롱하고 있다.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전북을 대하는 중앙당의 오만한 시각이다. 전북이 주는 압도적인 지지를 마치 ‘맡겨놓은 짐’처럼 착각한 채, 지역의 리더십을 자기들 입맛대로 주무르려 하고 있다. 김관영 사태에서는 과잉 대응으로 지역의 시계를 멈춰 세우더니, 이번 이원택 사안에서는 미온적 대응으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무능이 아니다. 전북을 ‘언제든 내던져도 되는 실험장’ 혹은 ‘정치적 희생양’으로 여기는 비뚤어진 우월주의와 전북 경시 풍조의 적나라한 발로다.

      정치는 신뢰다. 하지만 민주당은 스스로 그 신뢰의 뿌리를 뽑아버렸다. 김관영 사태에서 적용한 기준이 진정 공정한 당의 원칙이었다면, 이원택 후보에게도 토를 달지 말고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김 지사에 대한 처분이 오판이었음을 시인하고 도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마땅하다. 아무런 기준도 없이 상황에 따라 낯짝을 바꾸고, 인물에 따라 칼날의 각도를 조절하는 정당에게 전북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민주당 지도부에 경고한다. 형평성을 잃은 칼날은 결국 휘두르는 자를 향하게 되어 있다. 당신들이 휘두르는 그 고무줄 잣대를 175만 도민은 피맺힌 심정으로, 동시에 서늘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전북은 당신들의 정치 놀이터가 아니며, 도민의 주권은 당신들의 계파 싸움에 희생될 소모품이 아니다.

      지금 당장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고 행동으로 증명하라. 김관영에게는 '빛의 속도'였던 정의가 왜 이원택 앞에서는 '거북이 속도'가 되는지 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라. 그 의무를 저버리는 순간, 민주당은 전북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처참하게 민심의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전북의 자존심을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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