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이 남긴 과제, 새로 돛 올리는 전북 도정과 교육정에 바란다
    •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지난 6월19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제428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해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이 최종 확정되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현미경 심사를 거쳐 본회의 문턱을 넘은 이번 추경안의 성적표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엄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북도 소관 예산은 10조 4,268억 원 원안 그대로 가결된 반면, 도교육청 예산은 124억 원이 깎이는 수정 의결을 맞이했다. 재정의 효율성과 시급성을 송곳처럼 들여다본 도의회의 이번 ‘투트랙 심사’는 민생 안정을 향한 엄중한 촉구이자, 동시에 막 출범을 앞둔 민선 9기 신임 도지사와 도교육감의 어깨 위에 놓인 책임의 무게를 여실히 보여주는 가늠자다.

      이번 추경에서 전북도 예산이 단 한 푼의 감액도 없이 원안 가결된 배경에는 ‘민생 구제’라는 절대적 명제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전북 경제는 장기화된 고물가와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확정된 총 2,734억 원 규모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다. 물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농어민, 그리고 물류업계의 마른논에 대는 대지의 젖줄이기 때문이다. 도의회가 전례 없는 원안 통과로 화답한 것은 민생 앞에는 여야가 없고, 행정과 의회가 따로 일 수 없다는 초당적 결단이자 도민을 위한 협치의 모범 사례다.

      새로이 전북 도정을 이끌게 된 이원택 도지사 당선인은 이러한 의회의 협치 정신과 도민의 간절함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예산 편성과 의결은 정책의 시작일 뿐, 결승선이 아니다. 이제는 전방위적인 집행의 시간이다. 전북도는 이번에 확보된 민생 예산이 행정의 관료적 문턱에 걸려 지체되지 않도록, 현장의 적재적소에 신속하고 투명하게 집행되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도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경제적 온기를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신임 도지사가 증명해야 할 첫 번째 경영 능력이다. 더불어 이번 협치를 자양분 삼아 향후 도정 운영에서도 의회와의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반면, 124억 원의 칼질을 당한 도교육청의 추경 결과는 향후 교육 행정의 대대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며 야심 차게 편성한 ‘디지털교육 기반조성’ 사업비 7억 5천여 만 원이 전액 삭감된 대목은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미래 교육을 향한 대방향과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정작 교육 현장과의 면밀한 교감이나 구체적인 타당성이 결여된 채 속도전에만 치중한 예산은 과감히 솎아내겠다는 의회의 심사가 작용한 결과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현장의 준비 태세와 예산의 효율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세 번의 도전 끝에 도민의 선택을 받은 천호성 교육감 당선인은 오랜 기간 교단과 대학에서 활동해 온 자타공인 ‘현장 교육 전문가’다. 그런 그에게 전북 도민들이 거는 기대는 대단히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관료주의에 물든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학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수렴하는 ‘교실 중심의 교육 개혁’을 이뤄달라는 것이다. 신임 교육감은 이번 추경안 삭감을 아픈 예방주사로 삼아야 한다. 정책의 선후(先後)와 완급(緩急)을 다시금 정교하게 가다듬고, 예산 편성의 합리성을 높여 교육공동체와 도의회의 신뢰를 동시에 회복하는 튼튼한 주춧돌을 놓아야 할 때다.

      지방선거라는 거대한 정치적 폭풍이 지나간 지금, 전북은 바야흐로 새로운 변화의 돛을 올리고 있다. 이번 추경예산안의 결과는 신임 도지사와 도교육감이 마주해야 할 전북의 냉혹한 현실이자, 반드시 풀어내야만 하는 당면 과제들의 축소판과 같다. 한쪽은 고물가·고유가에 신음하는 도민의 팍팍한 삶을 실질적으로 일으켜 세워야 하는 무거운 경제적 책무를 졌고, 다른 한쪽은 학령인구 감소와 미래 교육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전북 교육의 중심을 잡고 기초학력을 탄탄히 다져야 하는 교육적 책무를 졌다. 두 수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이유가 여기 있다.

      본회의를 통과한 이번 추경예산이 단순히 돈을 쓰는 것을 넘어, 전북 경제의 막힌 혈을 뚫고 숨통을 틔우는 확실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새로이 출범하는 이원택 도정의 ‘포용과 실용 행정’, 그리고 천호성 교육청의 ‘현장 중심 교육 대전환’이 톱니바퀴처럼 정밀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광역지자체와 교육청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때 비로소 시너지가 난다. 두 수장이 이끄는 쌍두마차가 낙후된 전북의 지역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172만 도민에게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확고한 희망의 이정표를 제시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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