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교육’을 부르짖으며 출발한 천호성호(號) 전북교육청이 취임 불과 두 달 만에 심각한 리스크에 직면했다.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전임 체제와의 차별화를 호언장담했던 기대감은 온데간데없고, 뚜껑을 열어본 인사의 실상은 낡은 ‘보은 인사’와 전임 정권 인사의 ‘재탕’으로 점철되어 있다. 전북 교육의 체질을 바꾸겠다던 약속은 과연 어디로 갔는가. 도민과 교육 현장이 목도하고 있는 현주소는 ‘새 교육’이 아닌, 심각하게 후퇴한 ‘김승환 시즌 2’의 재현일 뿐이다.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문제점은 공정과 청렴이라는 기본 가치의 훼손이다. 최근 발표된 교육청 대변인실 임기제 공무원(5·6·7급) 채용 결과를 보면 기가 찬다. 공보 및 홍보 라인의 핵심 보직들이 죄다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나 김승환 전 교육감 시절 대변인실을 거친 인물들로 채워졌다. 공개 채용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는 하나, 합격자 명단조차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채 속전속결로 진행된 이번 인사는 ‘측근 챙기기용 짬짜미’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더욱 심각한 대목은 도덕적 기준의 파탄과 동문 챙기기다. 본청 4급(서기관급) 주요 보직을 둘러싼 내정설은 교육계 안팎을 커다란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교육협력과장 자리에 거론되는 인물은 과거 초등학교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저질러 인수위원 직에서조차 자진 사퇴했던 천 교육감의 고교 동문이다. 음주운전은 교원 사회에서 엄단하는 대표적 비위 행위다. 아이들의 안전과 도덕성을 책임져야 할 교육청의 핵심 간부 자리에 음주운전 전력자를, 그것도 ‘고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내정하려 한다는 정황은 공적 조직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정 능력마저 상실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4급 대변인 직위에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 역시 선거 당시 불법 사전선거운동 의혹으로 논란이 된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 ‘천사랑방’ 출신이다. 사법적·도덕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인사를 교육청의 ‘입’이자 얼굴인 대변인으로 앉히겠다는 것은, 도민의 눈높이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하겠다는 오만의 다름 아니다.
셋째로, ‘김승환 체제와의 차별화’ 실패에 따른 행정 동력의 상실이다. 천호성 교육감은 지난 선거 과정에서 전임 교육감 시절의 폐쇄적이고 독선적인 행정을 비판하며 새로운 바람을 약속했다. 그러나 실무 라인을 전임 체제의 인력과 캠프 논공행상 인사들로 도배하면서, 정책적 차별화는커녕 전임 체제의 구태를 그대로 습습상수(習習相相)하는 모양새가 됐다. 인사가 만사(萬事)라 했다. 첫 단추부터 보은과 측근으로 꿰어진 조직에서 혁신적인 교육 정책이나 공정한 교육 행정이 나올 리 만무하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다. 교육 행정의 성패는 도민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에게 얼마나 깊은 신뢰를 주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취임 단 두 달 만에 드러난 천호성 교육감의 인사 행태는 청렴과 공정이라는 가치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지금이라도 천 교육감은 교육계의 거센 반발과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논란이 불거진 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도민에 대한 배임이자, 전북 교육을 스스로 퇴보시키는 길이다. 능력과 도덕성이 검증되지 않은 측근 인사를 철회하고, 인사 시스템의 투명성을 즉각 회복해야 한다. 숱한 도덕성 논란과 ‘보은 인사’의 그늘을 거두어내지 못한다면, ‘새 교육’이라는 구호는 도민을 기만한 헛된 수식어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