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박람회 싹쓸이 독점에도 감사·평가는 ‘제로’
- 전북특별자치도는 관망을 멈추고 낭비된 공적 자본의 전수조사와 대대적 제도 개혁에 당장 나서라
도민의 피땀 어린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 재정은 단 한 푼이라도 소홀히 쓰여서는 안 된다. 그것이 민간 위탁이든 보조금 사업이든, 최종 집행 권한과 감독 의무를 쥐고 있는 행정관청은 예산의 쓰임새가 올바른지 끊임없이 살피고 경계해야 할 엄중한 책임을 지닌다. 그러나 최근 본보 보도를 통해 드러난 ‘베트남 메가어스 엑스포(MEGA-US EXPO)’ 관련 전북특별자치도의 태도는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도내 스타트업의 해외 판로 개척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수년간 수억 원의 도비와 공적 자금이 쏟아부어졌건만, 이를 총괄 관리·감독해야 할 전북도는 정작 의혹이 불거지자 "알지 못했다"거나 "산하기관의 소관 사업"이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도비 집행의 거점 역할을 한 공공기관과 유관단체들이 특정 대행사에 사업을 몰아주고 편법 계약 의혹을 받는 동안, 주무 관청인 전북도는 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혈세는 막대하게 흘러 들어갔는데 책임지는 주체는 아무도 없는 기막힌 '무법지대'가 도정 한복판에서 방치되어 온 셈이다.
더욱 공분을 사게 하는 것은 실효성 없는 성과 부풀리기와 검증 시스템의 부재다.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특정 주관사가 수년째 사업을 싹쓸이하며 독점적 구조를 구축했음에도, 이에 대한 철저한 사후 정산이나 정밀 평가는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도내 기업들의 실질적인 수출 성과나 지속 가능한 판로 확보라는 본래 목적은 온데간데없고, 현장에서는 양해각서(MOU) 몇 건 체결했다는 식의 보여주기식 실적만 요란하게 포장되었다. 이쯤 되면 도정이 스스로 감독 권한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지금처럼 '모르쇠' 행태로 일관하며 책임을 산하기관에 떠넘기는 것은 180만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지원금의 주체이자 도정의 최고 책임 기관으로서 이번 메가어스 사태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즉시 행정력을 총동원해 대수술에 착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난 수년간 메가어스 엑스포를 포함해 도내 해외 마케팅 및 전시 지원 사업 전반에 대한 ‘성역 없는 전수조사와 엄정한 감사’가 우선되어야 한다. 도 감사관실은 예산의 세부 집행 내역과 특정 대행사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 여부, 정산서의 허위 작성 및 외유성 예산 남용 정황을 샅샅이 파헤쳐야 한다. 위법이나 편법이 확인될 경우 법적 처벌과 함께 부당하게 집행된 혈세를 원상 회수하는 단호함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특정 대행사의 독점과 수의계약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공공 위탁·보조금 사업 전면 개혁’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투명한 공개 경쟁 입찰을 원칙으로 삼고, 민간 평가위원이 참여하는 엄격한 사후 평가 제도를 신설해 성과 미달이나 비위 정황이 포착된 업체는 향후 도정 사업에서 영구 배제하는 징벌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전북타임스는 도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당한 노력을 80%의 뜨거운 애정으로 격려하고 성원해 왔다. 그러나 도민의 피땀을 낭비하고 사적 이익을 챙기는 무사안일 행정과 예산 독점 생태계에 대해서는 20%의 서릿발 같은 날카로운 감시의 끈을 결코 놓지 않을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스스로 메스를 들고 부패의 환부를 도려내어 무너진 도정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도민과 함께 눈을 번뜩이며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