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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북, 첨단바이오산업 중심지로 도약한다


전북자치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략기술 지역혁신엔진’ 공모에 최종 선정돼 첨단산업 육성의 도약대를 마련했다. ‘첨단바이오 부스트업 플랫폼 구축사업’이라는 이름의 이 사업은 올해부터 3년간 총 183억원이 투입되며, 사업성과에 따라 추가로 2단계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연구개발을 넘어, 바이오 원천기술의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기업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북은 이미 바이오산업 인프라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146만 종에 달하는 바이오 원천소재 데이터베이스, 27개의 연구·혁신기관, 그리고 비임상·임상 시험이 가능한 인프라는 바이오 신약 개발과 제품 상용화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이러한 자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기술사업화, 시험 평가, 기업 성장 지원, 글로벌 진출이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전북은 단순한 ‘연구의 장’을 넘어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의 주관을 맡은 국가독성과학연구소와 더불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북테크노파크 등 협력 기관들의 전문성이 결합되면 스타트업부터 중견·대기업까지 기업의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성장 사다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북 내 바이오 관련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와 보완이 필요하다. 우선, 바이오산업 특성상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실패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유연한 사업 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다. 행정기관 중심의 고정된 틀보다는 민간 전문가, 투자자, 해외 네트워크 등이 유기적으로 참여하는 민관협력 모델이 중요하다.

또한 ‘기술’ 중심 접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장’ 중심의 전략이 필요하다. 우수한 기술이 있어도 시장과 소비자, 규제 환경을 고려하지 않으면 상용화에 실패할 수 있다. 따라서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 해외 규제 대응 전략, 투자 유치 활동이 병행돼야 한다.

인력 양성과 유입 방안도 시급하다. 바이오산업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로, 연구개발뿐 아니라 사업화, 품질관리, 글로벌 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의 전문 인재가 필요하다. 지역 내 관련 학과와 연계한 교육·훈련 시스템, 외부 인재 유입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 병행돼야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끝으로 중장기 관점에서 데이터 기반의 바이오 산업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바이오 소재 데이터베이스뿐 아니라, 기업 지원성과, 시장 반응, 글로벌 트렌드 등을 정량화해 분석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국비 확보를 넘어 전북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과감한 실행력과 치밀한 전략, 그리고 민관학의 유기적 협력이 뒷받침된다면 전북은 ‘연구개발특구’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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