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밭농업 아주심기(정식)의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와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를 개발했다.
밭작물 재배는 경운·정지, 파종·아주심기, 비닐 피복, 방제, 수확 등의 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중 파종·아주심기, 수확의 기계화율은 다른 작업 공정보다 낮은 편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내 육묘산업과 연계한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와 아주심기 전후 작업을 하나의 기계로 할 수 있는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를 개발했다.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는 연약한 육묘를 다치지 않게 육묘판에서 뽑아 심는 농기계다.
기어만 바꾸면 고추에서 배추로, 배추에서 고추로 작물 전환이 가능해 연중 작업기 활용 일수가 2∼3배 늘어나 경제적이며, 작목당 노동력은 6∼7배 절감할 수 있다.
2024년 농작업 기계화율 조사에 따르면, 노동 강도가 높은 아주심기 기계화율은 18.2%에 머물러 있고, 특히 고추와 배추 아주심기 기계화율은 거의 0%이다.
관행대로 아주심기 했을 때는 고추가 10아르당 12.8시간, 배추가 10아르당 13.9시간 걸렸으나 정식기로는 2시간 만에 마쳤다.
이번에 개발한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로는 이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휴립피복기가 아주심기 전 작업으로 흙을 두둑 위에 올려놓으면 정식기가 아주심기를 하며 지나가면서 자동으로 구덩이가 되메워진다.
더불어 농촌진흥청은 민간 우수 육묘장과 협업해 모종 길이, 잎의 퍼짐, 뿌리 발달 등을 조절하는 등 정식기 이용에 적합한 육묘 생산기술도 개발했다.
이와 함께 국내 육묘산업과 연계한 기계 정식용 육묘판도 개발해 이들 기술을 정식기와 함께 확대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주산지에서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와 흙올림식 휴립피복기 현장 연시와 실증시험을 진행해 현장에 적합하도록 보완하고, 앞으로 신기술 보급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조용빈 부장은 “날로 심각해지는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로 그 어느 때보다 밭농업 기계화가 절실하다”며 “앞으로 밭농업의 기계화는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농가 소득을 증대해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