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호성·유성동 후보 단일화의 뒷거래 의혹
    •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 표절 비판하던 후보와의 연대, 직위 약속 녹취까지
      - 도민 신뢰 무너뜨린 교육 정치의 민낯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다. 한 세대의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기에 교육만큼은 정치적 계산보다 원칙과 가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는 일반 정치 선거와 달라야 한다. 적어도 도덕성과 교육 철학만큼은 끝까지 지켜야 하는 자리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 전북교육감 선거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은 참담하다. 교육의 미래를 논해야 할 선거판이 ‘야합’과 ‘자리 거래 의혹’이라는 가장 저급한 정치 언어로 얼룩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천호성·유성동 후보 단일화가 있다. 단일화 자체만 놓고 보면 정치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선택일 수 있다. 선거에서 연대와 통합은 흔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정과 명분이다. 유성동 후보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천호성 후보의 표절 문제를 가장 강하게 비판했던 인물이다. 그는 천 후보의 기고문 표절 의혹에 대해 “참담하고 비통하다”고 했고, “상습 표절 행위”라고까지 규정했다. 교육자의 윤리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던 셈이다.

      그랬던 후보가 하루아침에 “전북교육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손을 맞잡았다. 여기까지도 도민들은 정치적 현실이라며 억지로 이해하려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녹취록 의혹은 상황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고 갔다. 유성동 후보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단일화와 연대의 대가로 높은 직위를 약속받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알려지면서다.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정책 연대가 아니라 자리 보장을 전제로 한 정치적 거래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교육감 선거에서 특정 직위를 미끼로 단일화를 추진했다면, 이는 도민들이 가장 혐오하는 ‘자리 나눠먹기 정치’와 무엇이 다른가. 더 심각한 것은 그 무대가 교육이라는 점이다. 아이들에게 공정과 정의를 가르쳐야 할 교육계 수장이 되는 과정에서조차 권력 거래 의혹이 나온다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더구나 표절 논란 역시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표절은 단순 실수가 아니다. 교육자에게 표절은 신뢰와 양심의 문제다. 남의 생각과 글을 자신의 것처럼 사용하는 행위는 학문의 기본 윤리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그런데 그런 문제를 가장 강하게 비판했던 인물이 선거 국면에서 갑자기 태도를 바꾸고, 그 과정에서 자리 약속 의혹까지 불거졌다면 도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클 수밖에 없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두 후보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전북 교육계 전체의 신뢰와 연결된다. 이미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는 “교육감 선거마저 정치판이 돼버렸다”는 냉소가 퍼지고 있다. 교육 정책과 미래 비전은 사라지고, 세력 결집과 정치 공학만 남았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이번 단일화 기자회견에서도 ‘학생 중심 교육’, ‘교육격차 해소’ 같은 원론적 구호만 반복됐을 뿐, 왜 과거의 날 선 비판을 접고 손을 잡게 됐는지에 대한 도민 납득 수준의 설명은 부족했다.

      교육은 단기간 성과를 내는 사업이 아니다. 한 번 흔들린 교육 철학과 행정은 아이들의 미래에 오랫동안 영향을 남긴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만큼은 최소한의 품격과 도덕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지금 전북교육감 선거는 정책보다 정치가 앞서고, 가치보다 계산이 우선하는 모습으로 흐르고 있다. 이는 결국 교육에 대한 도민 신뢰를 갉아먹는 일이다.

      도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누가 진정 교육을 이야기하는지, 누가 권력을 이야기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전북 교육이 앞으로도 원칙과 가치 위에 설 수 있는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정직과 공정을 가르치는 일이다. 그렇다면 교육감 선거부터 그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지금 전북교육감 선거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도민 앞에 떳떳할 수 있는 설명과 책임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선거는 ‘교육의 미래를 선택한 선거’가 아니라 ‘권력 거래로 얼룩진 선거’라는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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