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유취라는 말이 있다. 입에서 젖 냄새가 난다는 뜻으로, 말이나 행동이 유치할 때 이를 두고 젖비린내 난다고 했다. 점잖은 표현이지만 요즘 우리는 아직 성장하지 못한 어린아이 같다는 의미의 그 용어보다 “말이야? 방귀야?” 하는 말을 여기저기서 더 자주 듣는다. 말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비웃을 때 쓰는 표현이다.
입에서 나오는 언어는 그 사람의 의식 세계가 밖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즉 말은 자신의 의식이 타인에게 전달되는 인간의 수단이며, 귀로 듣게 되는 전달 체계다. 한편 얼굴은 그 사람의 내면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즉 ‘얼꼴’이다. 한국인의 얼, 얼이란 정신세계를 의미한다면 얼굴은 정신의 꼴과 모양새인 셈이다.
민족의 얼. 예전에는 한민족의 정체성을 대표하던 용어였다. 한민족의 얼은 겉으로 쉽게 드러내지 않는 한의 정서와 은근함, 끈기를 상징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 사회는 다문화를 형성하고 있기에 이제 배달의 얼이나 한의 정서 같은 말도 어색하게 들리는 시대가 되었다.
자신의 얼굴은 결국 자신의 내면이 형상화된 외적 드러남이다. 그래서 예부터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오랜 세월 쌓인 내면의 모습이 얼굴로 나타난다는 의미다. 얼굴 못지않게 그가 사용하는 언어 또한 자신의 모습을 외부로 표출하고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전 세계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하던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표자가, 그의 외적 형태이든 입에서 나오는 말이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써대는 글이든, 전 세계를 향해 눈을 감고 난사하듯 갈겨대고 있는 꼴이다.
멀지 않은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장님 무사의 어깨에 올라탄 앉은뱅이 주술사가 합작해 나라를 어지럽힌 적이 있었다. 어떤 이는 그를 가리켜 “어린아이가 총을 쥔 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했던가. 그는 자신의 자유로움을 스스로 결박하는 꼴이 되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 나라를 상징하는 대표자가 구상유취 같은 말과 행동을 한다면, 그의 또 다른 미래 역시 사필귀정으로 귀결될지도 모른다.
무릇 입은 말을 하고 음식을 삼키는 중요한 부위다. 그런데 말을 하지 않고 입으로 방귀를 뀌거나 배설을 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기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입과 항문은 하나의 관으로 이어진 소화기 계통이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 식도를 거쳐 위장으로 내려가고, 십이지장을 통해 소화 분비가 이뤄진다. 이후 소장에서 영양분이 흡수되고, 대장에서는 수분이 흡수된 뒤 남은 잉여물이 배설된다.
그런데 입에서 방귀를 뀌고 똥을 내뱉는다면 분명 정상은 아니다. 구상유취라는 고상한 표현조차 그런 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입에서 난사하듯 뿜어내는 방귀와 배설물을 쏟아내는 듯한 작금의 모습은 현대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거대한 나라의 본모습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앞 글자를 딴 MAGA. 그들이 외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거창한 구호는 유럽 시위대에 의해 “Make America Go Away”, 즉 “미국은 집에 가라”는 조롱으로 비틀어지고 있다. 이제 초강대국의 제멋대로인 행동에 질린 세계 여러 나라가 그와 그의 나라에 등을 돌리는 형국이다.
거창하고 교만한 ‘위대한 미국의 재건’은 자국 안에서조차 메아리가 되고 있다. 그의 막무가내식 아집과 독선, 세상을 돈의 가치로만 바라보는 신종 제국의 풍경은 낯설고도 불안하다. 세상의 평지풍파를 잠재우려면 그런 꼴을 오래 보아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주·관상가들은 그의 앞날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한때 그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왕관을 선물로 받자 정말 기뻐하며 귀국길 비행기 안에서 머리에 써볼 정도로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그의 그 왕관이 어떤 왕관이었던가. 왕의 무덤에서 출토된 죽은 왕의 왕관이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