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슬지 고발이 드러낸 ‘경선 타락’의 민낯, 중앙당 핑계 뒤에 숨은 이원택은 답하라
전북 정치가 유례없는 혼돈과 진흙탕 싸움 속으로 침몰하고 있다. 한때 ‘민주주의의 성지’라 자부하던 전북의 자부심은 검찰 고발과 비겁한 책임 회피 속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최근 전북타임스 1면을 장식한 두 가지 소식은 작금의 전북 정치가 얼마나 처참하게 망가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끄러운 성적표다. 한쪽에서는 현직 도의원이 경선 개입 혐의로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유력 후보들이 경선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볼성사나운 말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전북 정치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전북특별자치도 선거관리위원회가 김슬지 도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전북 민주당 경선이 얼마나 불공정하고 추잡하게 흘러왔는지를 증명하는 결정적 장면이다. 공직자로서 엄격한 중립을 지켜야 할 현직 의원이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혐의는, 그동안 도민들 사이에서 쉬쉬하며 돌던 ‘줄 세우기’와 ‘부정 경선’ 의혹이 실체가 있는 괴물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전북 정치를 사유화하려는 세력들이 민주적 절차를 얼마나 우습게 여겨왔는지를 보여주는 민낯이며, 도민들의 신뢰를 배신한 용서받지 못할 행위다.
이런 상황에서도 민주당의 중심 세력들은 여전히 ‘남 탓’에만 골몰하고 있다. 김관영 지사 측이 이원택 후보를 향해 “중앙당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고 직격한 것은 매우 뼈아픈 지적이다. 이원택 후보는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을 지낸 지역 정치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시비와 안호영 의원의 단식 사태, 그리고 이번 선관위 고발 건에 이르기까지 모든 혼란에 대해 “중앙당의 결정”이라며 선을 긋는 태도는 비겁함을 넘어 도민을 기만하는 행태다.
지도자라면 마땅히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중앙 정치의 논리에 휘둘려 지역의 질서를 파괴하고도 정작 책임질 순간이 오자 꼬리를 자르는 모습에서 도민들은 어떤 희망을 찾을 수 있겠는가. 중앙당의 시스템을 핑계 삼아 지역 민심의 이반을 방치하는 것은 정당 정치의 근간을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다. 이 후보가 침묵하면 할수록, 도민들은 민주당이 전북을 오직 ‘중앙 권력을 위한 거수기’로만 여기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김관영이냐 이원택이냐를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다. 전북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중앙 정치의 오만함과, 그 오만함 뒤에 숨어 제 잇속만 챙기려는 지역 정치 세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날이어야 한다. 검찰 고발로 얼룩진 경선, 원칙도 예의도 사라진 공천 과정은 전북 유권자들에게 커다란 모멸감을 주었다. 이제 도민들은 묻고 있다. 우리를 대신해 싸워줄 일꾼은 어디에 있으며, 전북의 자존심은 누가 지켜줄 것인가.
정당은 도민의 뜻을 받드는 도구일 뿐, 도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아니다. 특정 정당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오만함이 이번 사태를 키웠고, 그 오만함이 전북 정치를 검찰의 손에 넘겨주는 비극을 낳았다. 이제 전북의 주인인 도민들이 직접 나서서 이 혼탁한 물을 정화해야 한다. 중앙의 눈치만 보며 책임을 회피하는 정치인, 권력을 이용해 경선을 유린하는 세력은 더 이상 전북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6월 3일, 그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투표는 전북의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는 거대한 함성이 되어야 한다. 도민들은 말이 아닌 실천을, 변명이 아닌 책임을 지는 정치를 원한다. 검찰 고발이라는 부끄러운 얼룩을 지우고, 전북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전북 정치가 어디로 가야 할지, 그 정답은 오직 도민들의 손끝에 달려 있다. 중앙 정치가 버린 전북의 미래를 우리 손으로 다시 써 내려가자. 그것이 바로 전북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