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교육의 수장을 선출하는 재보궐 선거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본지 <선거 첫날부터 '금품 의혹' 격돌… 이남호 불참·천호성 "사퇴하라"> 단독 보도는 작금의 전북 교육감 선거가 직면한 부끄러운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선거는 전임 교육감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막대한 혈세와 행정력을 낭비하며 치러지는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 무대다. 당연히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 그리고 전북 교육을 바로 세울 정책 대결이 중심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하다. 선거운동 시작과 동시에 터져 나온 이남호 후보 캠프의 ‘언론인 금품 제공 의혹’과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 소식은 정책과 비전을 모두 집어삼키며 전북 교육의 명예를 또다시 실추시키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사태를 대하는 후보 측의 태도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의혹의 당사자인 이남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예정된 주요 일정과 토론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치명적인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도민 앞에 나서서 해명하기는커녕 소통의 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더욱이 후보 캠프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사태를 ‘일부 관계자의 개인적 일탈’로 선을 그으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른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식 책임 회피다. 이는 전북도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위기를 모면하려는 구태 정치의 얄팍한 전술이자, 교육의 변화를 염원하는 유권자들을 철저히 기만하는 행위다.
이에 맞선 천호성 후보는 "아이들에게 도덕을 가르쳐야 할 교육감 선거가 추잡한 범죄 의혹으로 얼룩졌다"며 이 후보의 즉각적인 사퇴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정책 대결 대신 '도덕성 파산'과 '사퇴 공방'이 선거판을 지배하게 된 이 비극적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의혹을 자초하고 숨어버린 진영에 있다. 교육감은 단순한 행정 관료가 아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정의, 도덕을 가르치는 교육계의 최고 수장이자 상징이다. 그런 자리를 겨냥하는 후보의 안방에서 ‘돈 선거’ 의혹이 터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도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극에 달해 있다. 만약 이를 ‘하급자의 과잉 충성’이라는 상투적인 변명으로 덮으려 한다면, 이는 전북 교육을 또다시 암흑기로 몰아넣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모호한 부인이나 꼬리 자르기가 아니다. 명백한 실체적 진실 규명이다. 선거 과정에서의 금품 수수 의혹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다. 향후 전북 교육의 도덕적 권위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후보 본인이 직접 나서서 소상히 밝히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 측근의 뒤에 숨어 수사 기관의 눈치만 살피는 행태는 교육감 후보로서 자격 미달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다.
결국 이 진흙탕 싸움을 끝내고 전북 교육의 파산을 막을 열쇠는 사법당국이 쥐고 있다. 사법당국은 선거 기간이라는 정치적 핑계 뒤에 숨어 수사를 미루거나 눈치를 보아서는 안 된다. 본지가 보도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이번 ‘금품 제공 의혹’의 전말을 밝히기 위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자금의 출처가 어디인지, 윗선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를 단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꼬리 자르기'식 면피를 막을 수 있다. 만약 수사가 질질 끌며 선거일 이후로 밀려난다면, 전북 교육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또다시 ‘당선 무효형’이나 ‘사법 리스크’라는 잔혹사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전임 교육감 체제에서 그 폐해를 뼈저리게 경험하지 않았는가.
선거는 미래를 향한 축제여야 하지만, 지금의 전북 교육감 선거는 구태의연한 범죄 의혹과 무책임한 회피로 얼룩져 있다. 이를 바로잡는 유일한 길은 사법당국의 엄정하고 신속한 법 집행뿐이다.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의 속도를 높여라. 그것만이 전북도민들이 혼란 없이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우리 아이들의 눈망울 앞에 부끄럽지 않은 전북 교육을 재건하는 첫걸음이다. 수사당국의 단호하고 빠른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