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령 부스’가 던진 질문, 메가어스 엑스포 성과 제대로 공개하라
    • 최준호 / 전북타임스 대표
    • - 일부 빈 부스와 제각각인 참가기업 숫자. MOU보다 실제 계약·수출 실적 밝혀야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테크노파크 등이 도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참여한 ‘메가어스 엑스포’를 둘러싸고 행사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미래산업 생태계 구축, 해외 판로 개척이라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문제는 도민 세금이 투입된 만큼 실제 기업에 얼마나 도움이 됐느냐는 것이다.

      본지 취재진이 행사 현장을 확인한 당시 일부 부스는 참가자가 자리를 비웠거나 사실상 운영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기업과 바이어가 활발하게 상담해야 할 박람회장에서 이른바 ‘유령 부스’가 눈에 띄었다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더욱이 전북지역 기업에는 부스와 통역, 비즈니스 매칭 등을 위해 기업당 최대 700만원의 지원이 이뤄졌다. 지원 목적이 기업의 실질적인 수출과 판로 개척인 만큼 그 성과 역시 구체적으로 검증돼야 한다.

      공식 자료에 나타난 숫자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메가어스 측은 2025년 행사 성과로 바이어·참관객 8,500명, 기업 전시 250개, MOU 315건, 비즈니스 매칭 1,800건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행사 소개 자료에는 200개 기업·180개 부스 규모로 소개돼 있고, 당시 전북도 보도자료에는 한국과 베트남 스타트업 150여 개사가 참여한다고 발표됐다. 집계 시점이나 기준이 달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곧바로 실적 부풀리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왜 숫자가 서로 다른지, 최종 참여기업과 실제 운영 부스가 몇 곳이었는지는 분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MOU 몇 건’이라는 숫자 뒤에 실제로 무엇이 남았느냐는 점이다. 박람회 성과는 상담 건수나 MOU 체결 숫자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상담이 실제 계약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계약 가운데 실제 수출이 이뤄진 금액은 얼마인지, 참가기업들이 이후에도 현지 거래처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그래야 행사가 기업 지원사업인지, 단순한 실적 홍보용 이벤트인지 판단할 수 있다.

      전북도와 관계기관은 이번 기회에 메가어스 엑스포에 투입된 예산과 지원기업 수, 실제 참가기업과 운영 부스, 바이어 상담 건수, MOU, 계약액과 실제 수출액을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 특히 MOU와 상담 실적을 실제 매출이나 수출 성과처럼 포장해서는 안 된다. 행사 종료 뒤 6개월, 1년 단위로 후속 성과까지 추적해 도민에게 공개하는 사후평가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는 메가어스 엑스포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가 기업 지원을 명분으로 국내외 박람회와 전시회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성과 평가는 참가기업 수와 상담 건수, MOU 실적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행사를 열고 사진을 남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매출과 수출, 투자로 얼마나 연결됐는지가 중요하다.

      기업 역시 행정기관의 행사 실적을 채우기 위한 ‘숫자’가 돼서는 안 된다. 해외 판로를 뚫기 위해 시간과 인력을 투입한 기업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개막식이나 부스 숫자가 아니라 제대로 된 바이어와 실제 계약이다.

      ‘유령 부스’가 있었다는 현장의 모습은 그래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그것이 일부의 일시적인 현상이었는지, 아니면 행사 운영과 기업 모집 과정의 구조적인 문제였는지 전북도가 자료로 답하면 된다.

      성과가 있었다면 있는 그대로 공개하면 된다. 부족했다면 원인을 밝히고 다음 사업에서 고치면 된다. 도민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성과 숫자가 아니라 세금 한 푼이 기업의 성장과 수출에 얼마나 보탬이 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행정이다.

      메가어스 엑스포의 성패를 가르는 숫자는 ‘부스 몇 개, MOU 몇 건’이 아니다. 그 가운데 실제 계약은 몇 건이고, 실제 수출로 이어진 돈은 얼마인가. 전북도와 관계기관이 이제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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