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전국에서 일어난 산불로 인한 인명과 시설 산림 등의 피해 규모가 역대 최대이다. 1일 현재 사망자 30여명을 비롯 70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산불 영향 구역은 4만8천ha로 서울 전체 면적(6만ha)의 80%에 달하는 규모이다.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와 전남·북도 등 전국 지자체들은 앞다퉈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산불재난에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지난 31일 세종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울산과 경남·북 산불대응 10차 회의를 개최, 산불수습 상황을 공유하고 애로사항청취 피해수습·복구계획 등을 논의했다. 산불진화가 완료된 뒤 사후 수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제는 4월에도 건조한 날씨가 예상되고 청명과 한식 등 입산객이 많아지는 시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선 안되겠지만, 언제든지 산불발생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문과 방송이 독자와 시청자를 상대로 산불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산불발생은 그치지 않고 있다. 산불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발생후 최단시간 내에 초동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동원되는 것이 인공지능(AI) 기법을 활용한 산불조기 경보시스템이다. AI 관제를 통해 산불발생 전 연기를 초기에 탐지하고 빠르게 대응한다. 주변에서 산불발생을 확인하고 119에 전화를 걸기 7~10분 가량 먼저 산불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산불의 특성상 초기 대응이 피해규모를 결정짓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7분 가량의 조기경보는 대형산불로 번지는 것을 막느냐, 못막느냐가 판가름나는 시간이다. 인명과 재산 피해 등을 막을 분수령인 셈이다. 지금까지 초기 탐지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큰 피해를 방지한 경우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경북 의성의 경우, CCTV 카메라 화각(火角)에서 벗어난 곳에서 산불이 발생하여 조기 탐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사례는 AI 기술이 화재발생을 감지할 수 있으나 인프라의 미비 때문에 결국 초기에 진화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 조기 탐지와 신속한 대응을 실현하려면 더 많은 산불 감시 CCTV 설치와 인프라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 취약 지점과 사각지대를 보완하여 더 강력한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AI 기술은 아직 초보단계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과 법 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산불 감시를 위한 CCTV 설치와 같은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 AI기술의 사각이 없도록 촘촘하게 더 넓은 범위를 관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불예방에 투자를 소홀히 했다가 수천 수만배의 손해를 입게 된다.
이번 피해는 울산과 경남·북 지역에 컸지만, 광주와 전남·북 지역에서도 산불 감시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생명과 재산, 자연환경 파괴로 인한 막대한 복구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과 대응 시스템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AI기술로 산불예방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