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년 전, 동학농민군의 우렁찬 함성이 다시 한번 울려 퍼진다.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정읍시 천변 어린이축구장 일원에서 열리는 제58회 동학농민혁명기념제가 그 뜨거운 역사의 현장으로 시민들을 초대한다.
올해 기념제는 특히 당시 동학농민군의 모습을 재현하는 1894명의 대규모 진군행렬을 준비해 시민의 품속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다.
‘동학농민혁명, 억압에서 피어난 불꽃’이라는 슬로건 아래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와 정신을 기리기 위한 시민 참여형 축제로 기획됐다. 백미는 단연 ‘1894 진군행렬’이다. 동학농민군이 정읍을 넘어 전국으로 향하던 발자취를 상징적으로 재현하는 이 행렬에는 참가자 전원이 농민군 복장을 하고 정읍 시내를 함께 행진하며 그날의 기개를 생생하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황토현 전투 승리는 동학농민군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군에 대항해 최초로 대승을 거둔 날로, 혁명의 전략과 세력이 결집해 이룩한 동학농민혁명의 중요한 전환점으로서 상징적 가치가 매우 높은 날이다. 이번 기념제는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장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세계혁명도시 연대회의 참가자와 전국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단체가 참여해 동학농민군의 정신과 가치를 공유하고 기리는 시간을 가지면서 기념제의 세계화와 전국화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또한, 독일농민전쟁 500주년을 기념하는 행렬도 함께 진행돼 뮐하우젠시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동안 기념공원에서 열리던 기념제가 올해부터 정읍시내 중심지에서 개최됨에 따라 더 많은 시민의 참여와 접근성을 확보했다. 시 관계자는 “기념제를 시민들의 생활권 속으로 끌어들여 직접 보고, 걷고, 느끼는 행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공식 제례, 역사문화체험 마당,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체험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운영돼 세대 간 역사 인식의 격차를 줄이고 전 연령대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시는 이번 기념제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의 현대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이를 공동체적 가치로 연결하고자 한다. 이학수 시장은 “동학농민혁명은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성찰하게 하는 민중사적 유산”이라며 “혁명 도시 정읍이 그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기념제를 계기로 ▲동학농민혁명 명칭과 정신의 헌법 전문 명시 ▲고부관아 복원 ▲특별법 개정 등 주요 현안 사업을 탄력 있게 추진해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 도시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읍=김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