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씻김굿의 전통음악 재창작 세습무가사설을 바탕으로
씻김굿은 망자의 넋을 씻겨 그 넋이 극락왕생하도록 하는 천도의례로 죽음을 문화적으로 극복하고 해석하는 가장 대표적인 큰 굿으로 진도지역의 씻김굿이 지난 1980년 11월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씻김굿이라고 하면 우리사회의 전통적인 음악과 춤이 한데 어우러진 장르의 문화재적 성격이 깊다.
요즈음 지난 미스트롯의 우승자인 송가인의 어머니가 씻김굿 무형 문화재 전수자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지난 10여년전 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씻김굿이 바로 이것이다. 당시에는 진도에서 열렸다. 사실 진도 씻김굿은 산자와 망자를 연결하여 망자의 영혼의 한을 풀어주는 굿이다.
전주에서도 이번에 천년의 소리 전주씻김굿을 전통 음악을 현대에 맞게 재창작함으로써 지역에서 음악의 다양성을 제공한다. 전주에서 전승되어온 세습 무가사설을 바탕으로 순수 창작 공연물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전주는 국악을 본류로 하는 전통적인 무형문화의 지역적인 정서가 매우 크다. 따라서 이를 상설화하고 있는 전주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우리전통문화에 대한 각종 창극과 국악공연등이 관광객들을 부른다.
그렇지만 현대사회의 다양성은 옛것을 지키되 옛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대의 새로운 문화적 형태의 예술적 감흥을 가진 음악이 필요한 시대이다. 순수한 클래식음악과 함께 전통의 선율과 춤등을 재해석하면서 지역사회의 본류를 재창조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전주한벽극장 공연장에 올려지는 무대는 매우 각별하다. 내용은 전통적인 우리의 정서를 포함하되 형식은 현대의 새로운 문화지평에 맞춰 실시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 공연은 프리민속그룹 <놉>은 실험 정신과 다양한 음악적 완성도를 바탕으로 콘서트를 통하여 대중들을 찾아간다. 구성원은 대표 피아노 주자 이형노 씨를 중심으로 현악과 타악 주자들 그리고 소리와 노래를 담당하는 보컬 주자들로 되어 있다.
성주굿을 시작으로 칠성풀이 제석굿, 오구세왕풀이 길닦음
주요내용으로는 성주굿을 시작으로 칠성풀이, 제석굿, 오구세왕풀이 길닦음 등이 소리와 연주로 펼쳐진다. 우선 성주굿은 민간에서 익히 알고 있는 것으로 가정에서 하는 재수굿의 하나로 성주거리, 성주받이, 성주안택이라고도 한다. 가정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가옥신인 성주신에게 재앙을 물리치고 행운이 있게 해달라고 비는 굿이다.
정초에 행하는데, 집을 새로 지었거나 새집으로 이사를 해서 새로운 성주신을 모셔야 할 때도 행한다. 이를 특별히 '성주받이'라고 한다. 대주의 나이가 7자가 드는 해 10월에 날을 가려 한다.
보통 집을 지을 때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식에서 성주신의 신체를 대들보에 달아올린다. 백지를 대들보에 바르거나 매달아서 신체를 삼는 방법이 일반적이나 이외에도 오지단지나 작은 항아리에 쌀을 넣어 모시는 방법 등 다양하다.
그리고 칠성풀이는 호남 지역 일대에서 전승되는 서사무가로 한반도 서남부에서 전승되는 것으로 전라북도등 여러지역이 전승 지역이고 씻김굿이나 축원굿 등 큰 무의에서는 항상 구연되고 있다.
그리고 제석굿은 제석신을 모시는 굿거리로 재수굿이나 경사굿 등 큰굿의 하위 굿거리로서, 불사제석굿(중부지방)·시준굿(동해안)·셍굿(함경도) 등의 다른 이름이 있다. 제석굿은 지역에 따라 성격이 다소 차이를 보이나 불교적 색채가 가장 강한 굿거리라는 특징이 있다. 전주지역 역시 전승되어 온 제석굿이 이번에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되는 무대 공연이 펼쳐진다.
사령굿에서 구연되는 서사무가인 오구풀이를 이번에는 오구세왕풀이 길닦음으로 표현했는데 과거 바리데기 라는 서무극의 일종이다. 바리공주는 죽은 사람을 살려 내는 위대한 일을 하였다. 이것은 무당이 가진 권능 중에서 병을 다스리는 의사로서의 권능을 인정받은 것이다.
가장 위대한 의술은 죽은 자를 살려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오구풀이에서 「바리공주」가 구연되는 것은 죽은 자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산 사람의 희망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본다. 바리공주는 개인적으로는 아버지를 살려 낸 효행을 하였고, 사회적으로는 국왕을 부활시켜 국가의 기틀을 공고히 하는 공훈을 세웠다. 즉, 개인적 효녀로서의 바리공주가 국가의 공신으로서 집단적 추앙을 받는 영웅이 되고, 다시 모든 사람의 죽음을 관장하는 신이 되어 영속적인 숭앙의 대상이 되었다.
위 내용들이 익히 알고 있는 지식으로 지금 인터넷 백과사전에 보면 다 공개되어 있다. 이처럼 서사무가의 기본적인 틀을 이번 무대공연에 프리민속그룹 <놉>의 실험 정신과 다양한 음악적 완성도를 통한 공연으로 멋진 무대를 연출해 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그룹의 열정과 다양한 공연의 실험작
이번에 참가하는 프리민속그룹 <놉>의 대표자인 이형노씨는 전북민족예술제 총감독 역임하고 전주세계소리축제 특별초청 공연을 했으며 전주민예총 주관의 ‘초록바위 진혼제’ 예술감독을 역임한 전북도내의 민속음악과 현대음악의 공유를 통해 창작과 연주를 병행하고 있는 대표인물이다.

여기에 참가하는 전문가 그룹의 연주자들은 기타 연주가인 송기영(한국기타 연주가협회 이사)와 바이올린의 김민희(전 호남오페라단 단원)등이 서양악기를 장구의 조세훈(국가무형문화재 11-8호 남원농악보존회 기획실장), 또한 피리의 정준호(전 시립국악단 상임단원) 그리고 모듬북의 김형태(합굿마을 문화생산자협동조합 예술감독)등이 국악기등으로 참여한다.
역시 이번 씻김굿 공연의 노랫가락은 이은아, 김나연, 민강희, 김보경등의 쟁쟁한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장엄하면서도 우리의 전통적인 굿을 현대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예술인들이다.
천년의 혼 씻김의 굿 마침내 현대음악으로 각색
전통음악을 국악으로 단정지을 때 대부분 노랫가락은 창이나 판소리등으로 시작되어 그 흐름이 현대사회에서는 익숙하지 않고 서양음악의 교육을 받은 현대 세대들은 잘 이해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무리 유명한 지역사회의 문화유산이라고 해도 우리 주변의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이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전통음악의 해석이 필요할때이다.
그렇지 않으면 청소년등 젊은세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장년기에 노인세대의 전유물이 될 수 밖에 없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때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전주완산골등 서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져 오던 씻김굿을 현대감각에 맞춰 무대에 올린 것이 이번 공연의 특징이 된다. 오랜시간 동안 고증을 거쳐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예술감독 이형노씨를 중심으로 뜻있는 예술가들이 수년동안 사설과 무가를 정리했고 그 사설과 무가를 선율에 맞춰 무대에 오르게 했다. 감신무와 세습무의 영역을 오고 갔던 전주 씻김굿의 진수를 새롭게 무대화된 공연으로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날 공연을 대표하여 피아노를 대표 연주하는 프리민속그룹 <놉>의 대표자인 이형노씨는 인터뷰를 통해 전주뿐만 아니라 전북을 중심으로 하는 각 지역의 전통음악을 새롭게 각색하여 재창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주를 상징하는 우리 옛것의 전통음악 현대음악으로 재탄생되어 쉬운음악으로
프리민속그룹 <놉>은 지속가능한 전통음악을 재창작하기 위해 오늘도 지역사회의 설화나 무가를 탐구한다.
이번 공연을 중심으로 각 지역사회마다 산재되어 있는 개별설화등을 모아 공통분모화 하여 이를 각색하면서 새로운 문화창출을 위해 인식의 변화를 가지고 있다.
전주지역의 이번공연이 기대되는 것은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다. 전주뿐만 아니라 전북을 대변하는 전통음악의 그룹으로 이번기회에 재탄생될것으로 기대한다. / 이경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