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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韓)문화가 숨쉬는 도심 공간, 휴(休)하러 오세요”

김선태 원장, 전주공예품전시관·한국공예 장인학교 등 운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수공예 중심도시 전주 첨병역할해야”
 
한국전통문화전당, 김선태 원장
 
 
문화유산에 대해 그 가치나 정신을 훼손하지 않고 잘 활용해 새로운 문화 가치를 창출하고,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문화콘텐츠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역 문화유산의 활용은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며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전통문화의 대중화·산업화·세계화를 실현하는 한(韓)문화를 현대에 접목하기 위한 거점’으로 전주 전통문화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공간, 한국전통문화전당 김선태 원장에게 기관에 대해 들어본다.

Q. 반갑습니다. 취임 1년 6개월이 됐는데. 소감을 들려주신다면?

지난 2018년 10월 임명장을 받고 정신없이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천만 관광객이 찾는 전주한옥마을의 핵심시설인 전주공예품전시관의 운영주체가 돼 재개관하기도 했고, 그 동안 민간에서 해오던 전주한지문화축제조직위원장직을 출자출연기관장인 제가 맡아 2년째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우리나라 전통놀이문화 확산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무형문화재 장인분들과 본격적인 장인육성 프로그램인 ‘한국공예 장인학교’를 1년 코스로 추진하는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Q. 한국전통문화전당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기관인가요?

한국전통문화전당은 국가적인 한문화 정책을 수행할 목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중심도시 전주에 설립돼 이를 지역적 차원에서 총괄하고 견인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한지 관련 최초의 R&D시설인 한지산업지원센터를 비롯해 전통문화창조센터, 한식창의센터 등 3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1천만 관광객이 찾는 전주한옥마을의 핵심시설인 전주공예품전시관도 저희 전당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당은 한마디로 우리 고유의 훌륭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이를 융·복합 형태로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전통문화를 대중화·산업화·세계화시켜 나가는 시민들의 열린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시민들의 열린 공간으로서, 한국전통문화전당의 방향성 또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아시다시피 전주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지난 2017년부터 ‘수공예 중심도시’를 표방해 오고 있습니다. 수공예라 함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성산업과 달리 일일이 하나하나 손을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생산성이 낮은데다 힘이 들고, 무엇보다 돈이 되지 않다보니 배우려하는 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문화재의 경우 몇 년 뒷면 명맥이 끊긴 위기에 처해있기도 합니다. 전통 수공예품들이 그저 옛 것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삶 속에,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과거 전통만을 고수할 게 아니라 현대적 감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작업들을 펼쳐야 하고 전당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구체적으로 전당의 역할에 대해 더 덧붙인다면?

전당은 수공예 아카데미와 한국공예 장인학교 등을 통해 예비 장인들을 길러내는 동시에 매년 실시하고 있는 융복합 상품전을 통해 옛것과 현대의 콜라보를 통한 시장성 높은 시제품 생산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당 공방과 전주공예품전시관을 통해 판로를 열어주는 등 수공예인들을 위해 판을 깔아주고 있습니다. 결국 장인들이 만드는 수공예품들이 돈이 되도록 하는 일. 돈이 돼야 그것을 배우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수공예품의 값이 오르고, 또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다보니 활성화도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당의 선결 과제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한옥마을에 재개관한 ‘전주공예품전시관’ 운영 주체로서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는?

한옥마을 핵심문화시설인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지난 2002년 개관 이후 시설 노후화로 재정비 과정을 거쳤습니다. 전당은 이 과정에서 2년여의 공백을 깨고 지난 2018년 연말 재개관에 성공한 전주시 출자출연기관입니다. 공예품전시관은 단순히 공예품만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교육, 체험 그리고 제작에서 유통 마케팅까지 공예의 모든 것을 향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국내 공예상품 판매관 중 가장 큰 규모이며, 지역 공예작가의 작품과 대한민국 우수 수공예품 등을 전시·판매 공간으로 시민생활과 연계된 프로그램 운영, 손의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과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산업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155개의 작가 및 업체들이 입점했으며 1,000여개의 공예품을 전시·판매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방문객 수를 보면 총 23만 명이 저희 공예품전시관을 다녀갔고, 그 중에 외국인 관광객은 3만 명 정도 됩니다. 공예품전시관은 수혜자 중심의 기관운영을 위해 전주 내 공예작가 인프라를 관리하며 주기적으로 간담회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인 ‘명인몰’은 공예작가 간담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개설돼 이후 더욱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 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전주공예인의 활동을 일반인이 쉽게 접하고 수시로 소통 할 수 있도록 SNS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장점들을 가진 공예품전시관이 전 국민은 물론 세계 속에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알려내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전주한지문화축제조직위원장으로서 올해 한지축제가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주로 어떤 점들이 달라졌나요?

올해 제24회 전주한지문화축제는 산업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난해까지 한지를 통한 다양한 문화체험, 이벤트 등을 통해 축제가 구성되었다면, 올해는 한지의 본질을 단순한 재현과 체험이 아닌 실직적인 산업화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한지뿐 아니라, 다양한 한지 문화상품의 생산자와 수요자가 직접 만남을 통해 소비가 이루어 질수 있도록 한지산업관을 새롭게 마련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일정의 변화도 있습니다. 전주한지문화축제를 한지산업대전과 전국한지공예대전, 한지패션대전 등 크게 3분야로 나눠 한지산업대전은 오는 9월 중에 개최하고 매년 5월 초 개최했던 전국한지공예대전과 한지패션대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오는 5월 말로 연기해 개최할 예정입니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이루고 싶은 일들이 참 많습니다. 제 임기가 언제까지 일지는 몰라도 떠나기 전까지 이 사업만큼은 어느 정도 궤도까지 올려놓아야겠다는 욕심도 있고, 또 어떤 사업은 공모사업을 통해서라도 유치해야겠다는 욕심도 있습니다. 특히 전당이 수익을 많이 발생시켜 시로부터 재정적 도움 없이 자립할 수 있었으면 하는 욕심, 한옥마을처럼 전주에 가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욕심 등 여러 가지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먼저 하고자 하는 일은 전당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전당에 들어오기 전 전당과 들어와서 본 전당은 많이 달랐습니다. 전당이 평가절하된 부분이 많고,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하는 일에 비해 외부에 너무 홍보가 안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있는 동안에는 열심히 일하면 일한만큼, 일하지 않으면 질책도 정당히 외부에 평가받는 기관이 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남은 기간에도 이런 토대를 만드는 일에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Q. 끝으로, 전당이 시민들을 위해 어떤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계시는지?

몇 해 전 꼭 가봐야 할 아시아 4대 도시 중 한 곳으로 전주가 꼽히기도 했습니다. 또 전주는 세계 최초의 도심형 슬로시티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이기도 합니다. ‘가장 한국의 원형을 간직한 도시’이기 때문에 세계인들에 꼭 가보라 권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의 원형은 곧 수공예에 있다고 보고 그 수공예 중심도시 전주의 밑거름과 토대를 만들어가는 첨병역할을 하는 곳이 저희 한국전통문화전당이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옛것을 보전하고 이를 현대에 재조명하는 일, 이는 전주를 위하는 일일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노력들을 꾸준히 펼쳐 나가 전주가 가장 아름다운 한국이 될 수 있도록 밀알이 되고자 합니다.


한편, 전당은 총사업비 465억 원을 들여 부지 19,835㎡, 건물 3,987㎡에 지상 1~5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됐다. 열림동, 키움동, 공연동, 한지산업지원센터로 구분된다. 주요 시설로는 228석 규모의 공연장과 야외 놀이마당, 문화관, 미니컨벤션홀, 세미나실, 기획전시실, 음식조리체험실 등 있다. 또한 한지문화센터 등 위탁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1,000만명이 찾은 전주한옥마을과 연계해 도심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전통문화에 담긴 얼을 느끼며 수공예 작품에 새긴 수를 한뜸한뜸 따라 휴(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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