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선 제36대 전북도체육회장이 지난 16일 공식 업무에 들어감으로써 민선 체육회장 시대를 열었다. 내달 14일 회장선거를 하는 완주군체육회를 제외한 도내 13개 시·군 체육회도 이날 민선 시대를 알렸다. 직원들과 첫 만남을 가진 정 회장은 ‘변화’를 강조하며 업무보고와 관계기관 예방, 취임식 등의 일정을 챙겼다.
신임 정 회장은 “전북체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체육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전북을 스포츠 메카로 육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시?군 체육회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시군체육회와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를 형성해 도 체육회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 전북 체육 발전에 필요한 공약을 다수 내걸었지만, 그의 가장 우선적인 책무는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체육 행정을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그동안 체육회장은 자치단체장이 겸임했다. 체육회는 단체장의 간섭을 받아야만 했고, 정치권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이 때문에 체육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립은 체육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이를 위해 인사의 독립을 이뤄내야 한다. 과거처럼 단체장 측근이나 시·도 퇴직자를 위한 낙하산 인사는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선거로 분열된 체육계의 갈등 봉합과 화합을 이끄는 일도 정 회장이 해야 할 일이다. 시?군 체육회마다 경선을 치르면서 선거기간 동안 편 가르기와 줄서기, 흑색선전, 상호 비방 등으로 분열 양상을 보였다. 선거로 인한 반목과 갈등의 후유증을 씻어내고 하나로 뭉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안정적 재정 확보를 위해 자치단체와의 원만한 협력 관계 유지도 필수다. 새 체육회장이 얼마나 역량을 발휘해 예산 지원을 이끌어내고 자체적인 수익사업 개발로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이루느냐 하는 것은 민선 체육회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전국체전이나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 전북 체육의 위상을 높이는 것도 전북체육계의 당면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선수를 양성하는 동시에 선수 타 지역 유출을 막고, 지도자들의 처우개선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고 갈 길도 멀다. 정 회장은 전북 체육인과 전북도민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사상 첫 민선 도체육회장이 된 만큼 그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전북체육의 역사를 새롭게 쓰기는 데 주춧돌이 되어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