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문화관광체육부의 ‘지역관광거점도시’에 선정돼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을 장착했다. 문체부는 지난 28일 관광거점도시 육성 사업 대상 지역으로 전주시를 비롯해 강원 강릉시, 전남 목포, 경북 안동시 등 기초단체 4곳과 부산광역시 등 모두 5곳을 선정했다. 관광거점도시 육성 사업은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 집중되는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에 새로운 관광거점을 육성하고자 추진되는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은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 간 최대 국비 500억 원까지 지원받는다.
특정 구역이 아닌 도시 전체의 관광인프라 구축에 국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그런만큼 이번 관광거점도시 선정에 신청 도시들마다 사활을 걸고 나섰다. 광거점도시로 선정되면 국내 대표 관광도시라는 상징성과 위상을 확보할 수 있고, 국제 관광도시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주시 역시 총력을 기울여 왔다. 전주시는 이번 평가에서 한옥마을 등 전통문화 브랜드를 중심으로 주변 지자체와의 유기적인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관광거점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에 지나치게 관광 수요가 집중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균형발전이 요청되는 것은 관광산업이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연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500여만 명에 이르지만 약 80% 가량이 서울로 몰려든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관광인프라의 양극화, 편중화가 매우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2000만 외래관광객 시대를 맞이해도 우리나라를 관광대국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다수 관광객들이 일부 관광권역만 찾는 ‘절름발이형’?‘후진국형’ 관광국에서 못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도시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은 곳은 태국 방콕이었다. 왕궁, 사원, 수상시장 등이 인기 방문지였다. 이국적인 냄새가 짙으면서도 삶의 깊이와 세련미가 있는 도시, 그런 곳이 사람을 불러 모은다.
전국의 지자체마다 열을 올리는 관광콘텐츠는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개가 그렇듯이 볼거리에 즐길 거리, 먹거리 말고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은 하루 이틀 장사만 하고 문을 닫는 노점상이 아니다. 지역의 주요 관광지는 그럴만한 매력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관광이 갖는 역사성과 이와 연계한 스토리텔링에서부터 다양한 놀이문화, 숙박, 음식, 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준비돼야 한다. 관광도시는 이미지로 먹고 산다.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도시는 생명력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