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신천지)와 정치권의 커넥션 의혹이 총선판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사다. 신천지가 이번 코로나19 사태 확산의 중심 단체로 등장해 엄청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신천지의 정치권 개입설은 상당한 파급을 몰고 올 수 있는 재료다.
더불어민주당 익산지역 경선과 관련해 신천지 교도들의 조직적인 개입설이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 민생당 익산갑 총선에 출마한 황세연 후보는 지난 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김수흥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에 신천지 교인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익산시는 즉각 그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에 대해 대대적인 방역 조치를 취하고 선거 종사자들의 동선을 파악해 익산시민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수흥 후보 캠프 측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며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를 양산하고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팩트 없는 내용을 주장만 하는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에는 익산지역 기독교회 목회자들이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익산 4·15 총선 경선과정에서 벌어진 ‘신천지 개입 의혹’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고 해당후보자를 철저하게 검증하라”고 촉구했다.
코로나19로 전 국민들이 불안과 공포로 신음하고, 신천지를 향한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신천지의 경선 개입설은 당사자는 물론 민주당 입장에서도 곤혹스러운 일일 게 뻔하다. 그간 정치권 안팎에선 신천지의 정치권의 연루 의혹이 암암리에 떠돌았던 터였기에 파급력은 예상외로 커질 수도 있다. 익산뿐만 아니라 광주도 이 문제로 시끄럽다. 최영호 전 광주 남구청장은 민주당 광주동남갑 경선 과정에서 자신에게 씌워진 이른바 '신천지 프레임'은 전형적인 정치 공작이라고 비판하며 이 문제를 제기한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는 "결코 신천지의 아들도, 신천지로부터 어떠한 정치적 도움도, 지원도 받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원파’로 알려진 신흥종교단체가 전면에 나왔고, 2016년 최순실 스캔들 때는 최태민 목사가 이끌던 ‘영세교’가 등장했다. 이제는 코로나19와 맞물려 신천지에 온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다시금 집고 넘어갈 게 있다. 여타 종교집단들은 과연 정치로부터 자유로웠는지 냉정하게 성찰해 보자는 것이다. 신천지를 두둔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이단이냐 아니냐를 떠나 종교와 정치와의 결탁은 비단 신천지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를 이용한 ‘종교 세력화’나 종교를 이용한 ‘정치 세력화’ 문제는 항상 논쟁의 대상이 됐다. 다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공개적인 언급이 금기시 됐을 뿐이다. 이 땅에서 정치와 종교의 음밀한 거래를 자신 있게 부인할 수 있는 정치인이나 종교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정치와 종교 간 결탁을 뿌리 뽑을 만한 정책적 대안은 왜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