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개강을 늦춘 대학들이 지난 16일부터 온라인 수업으로 봄 학기를 시작했다. 대학들은 오는 28일까지 현장 수업 대신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정규 교육과정을 보완하거나 대체 학습의 개념으로 마련되었던 온라인 교수학습 시스템이 궁여지책으로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시행 첫날 학교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고 서버다운 등으로 학생들이 제대로 수업을 듣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온라인 강의가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데다, 비슷한 시간대에 많은 학생들이 서버에 접속하면서 혼선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전북대 인터넷 강의 서버는 1교시가 시작된 오전 9시부터 말썽을 부렸다. 동시간대 접속자가 몰리면서다. 오후까지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사이트 접속을 하지 못 하거나 강의 도중 오류가 발생하면서 학생들은 출석인정·강의 시청 여부 등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각 학과는 시스템적인 오류에 속수무책이었다.
대학 측은 이날 오후 전체공지를 통해 서버안정화와 출결문제 해결을 위한 재발방지 대책도 내놨지만, 학생들은 앞으로 온라인 수강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게 된 교수들도 난감해 하긴 마찬가지이다. 교수 대부분이 50대라 동영상 플랫폼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저작권 문제까지 신경 써야해서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졸업·입학식 등 행사 취소, 개강 연기, 온라인 강의 전환 등 각종 대책이 나왔지만 상당수 대학은 여전히 온라인 제작 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다 보니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개강 연기와 대면수업 금지 조치로 대학 입장에서는 많은 애로가 있을 것이다. 짧은 기간 내에 커리큘럼을 새로 짜고 동영상 자료를 준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부실 강의의 변명이 되어선 안 된다. 얼렁뚱땅 휴강을 하거나 과제나 시험만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 한 학기 등록금이 수백만 원이다. 자칫 수업료를 환불하라는 요구가 불거질 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콘텐츠인가에 따라 온라인 학습이 오프라인보다 더 효율적인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수업이 미래 교육의 모습일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비록 일시적이긴 하지만, 코로나21 사태로 본의 아니게 이러한 상황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을 수도 있다. 중국 대학들은 이번 학기 전체를 가급적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온라인 교육은 사전에 얼마나 치밀하고 세밀하게 준비하고 어떤 방식으로 학생들 참여를 유도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교육부도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온라인 학습 콘텐츠와 시스템 개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