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배민)’ 수수료 논란에 ‘공공배달앱’이 요즘 화제다. 그 중심에 군산시가 출시한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명수’가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앱 배민은 지난 2015년 7월 ‘수수료 제로’ 시대를 선언하고 ‘상생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국내 배달앱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그 동안 정액제 광고 상품을 주력으로 업주에게 제공했던 ‘배민’은 지난 1일부터 수수료를 건당 매출의 5.8%로 정하고 매장당 광고도 3건으로 제한했다. 점포당 월 8만 8000원으로 무제한 광고까지 했던 정액제를 정률제로 바꾼 것이다. 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수수료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과 함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독과점 횡포의 전형으로, 코로나19 사태로 배달주문에 크게 의존하는 소상공인의 불만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논평을 통해 “기존보다 수수료를 적게 내는 경우는 월 매출 155만원 이하 점포에만 해당되고 대부분의 소상공인은 사실상 엄청난 폭의 수수료 인상을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월평균 매출 3000만원 안팎의 치킨집은 지금껏 매달 27만~35만원의 수수료를 부담했지만 이제는 170만원도 넘게 내야 한다는 게 이들의 항변이다. 배민 수수료를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아우성칠 만도 하다. 이게 사실이라면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린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가뜩이나 생존 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착한 소비자 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정치권도 수수료 꼼수 인상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정치권은 이참에 공공 배달 앱을 개발해 무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특별법 입법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군산시의 ‘공공 배달앱’은 주목할 만하다. 군산시는 지난달 13일 ‘배달의명수’라는 수수료 없는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출시 24일만에 6천937건을 처리했고 가입자 2만3천549명을 확보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앱은 지역화폐인 ‘군산 사랑 상품권’ 할인 혜택도 준다. 지자체들이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하는 지역화폐 사용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군산시의 움직임을 사례조사 하려는 지자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배달의 명수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도움을 청해온 자치단체가 전국적으로 100곳이 넘는다고 한다. 경기도와 경북, 서울 광진구 등도 군산시를 모델로 공공 배달앱을 만들기로 했다.
경북 경주시와 부산 남구, 충북 제천시 등도 군산시를 방문해 시스템을 살펴봤다. 공공 배달앱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지만, 지역 자영업자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한 지자체의 시도라는 점에서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