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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육은 임시조치가 아닌 미래형 교육 모델

지난 16일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 2차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지난 9일 중3·고3 학생 85만 8000여명이 1차로 온라인 개학을 한데 이어 이날 원격수업에 참여한 인원은 초등 4~6학년, 중?고등 1~2학년을 포함 약 400만명에 달한다. 전북지역도 11만 6142명이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앞서 개학을 한 중?고등생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늘었다.

온라인 개학은 사상 초유의 일로 코로나19 사태의 위기로 교육당국이 궁여지책으로 실시한 것이다. 그런 만큼 우려와 불안감이 컸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1차 온라인 개학 때 빚어진 시스템 연결 끊김, 접속 지연 문제가 이번에도 재연됐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제공하는 'e학습터'가 일부 지역에서 한때 먹통이 됐다. ‘원격수업에 수 백 명의 학생이 몰려 서버불안정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당초 우려가 현실이 됐다. e학습터 인터넷 연결이 느리거나 동영상 강의 지연, 사이트가 접속 되지 않아 수업을 듣기 힘들다는 글도 전북지역 맘카페 등에 쇄도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학교가 수업을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교사와 학생 간의 쌍방향 수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플랫폼에 접근해 강의와 과제 등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마저 힘들었다. “원격수업 플랫폼 ‘e온라인 학습터’에서 최대 500만명이 뛰어놀 수 있을 것”이라던 교육 당국의 호언장담이 무색해졌다. 지난 1차 온라인 개학 때부터 뻔히 예상 됐던 상황임에도 개선되지 않은 것은 준비가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을만하다.

온라인 수업의 기본 전제는 원활한 접속이다. 등교수업 때까지 적당히 넘기고 보자는 식의 땜질 처방은 절대 안 된다. 온라인 수업의 집중도 역시 문제다. 1차 때와 달리 2차 때는 초등학생까지 원격수업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이 수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화면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예상했던 일들이 현실화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부모들도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감염병 긴급사태를 맞아 처음 시도하는 온라인 개학인 만큼 시행착오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내세우는 우리나라에서 시도하는 원격 수업이 플랫폼 같은 문제로 파행이 빚어지는 건 안타까운 부분이다.

온라인 개학과 원격 수업은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가보지 않은 길이다. 코로나 위기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디지털 교육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온라인 개학을 감염병으로 인한 ‘임시조치’가 아니라 디지털 기반의 미래형 교육 모델을 창조하는 과정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원격 수업은 전인미답의 새로운 길이지만 대한민국 국민 정보화를 한 단계 레벨업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말처럼, 이번 기회에 IT 강국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미래 스마트교육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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