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키워드는 바로 ‘고령화’다. 고령화라고 하면 대부분 부정적인 미래를 떠올린다. 물론 생산 인구보다 부양받아야 할 인구가 많아지는 현실은 당연히 걱정거리가 된다. 그렇다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끝을 내야 할까. 그렇지만은 않다. 고령화는 다가올 미래이고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늘어나는 고령 세대를 타깃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찾으면 또 다른 시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령친화산업 육성은 산업적 관점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얘기다.
사회 고령화에 따른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 시대를 맞아 전북에 ‘고령친화산업’을 육성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전북연구원은 최근 이슈브리핑을 통해 식품·화장품·콘텐츠·힐링 등 고령친화신산업 분야를 육성해 시니어 시프트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연구원 이지훈 박사는 “소비와 여가를 즐기는 활동적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시니어 시프트’나 ‘욜드(YOLD·Young Old)’ 같은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며 “고령자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북이 빠르게 성장하는 고령친화산업의 연구개발 단계부터 테스트,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은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남원 노암 화장품 집적화단지, 순창 쉴랜드 관광휴양촌 등 시니어 시프트를 위한 생산·서비스의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식품연구원, 남원시화장품산업지원센터, 전라북도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홀로그램 콘텐츠서비스지원센터 등도 집적화돼 있다. 이 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북은 고령친화식품, 고령친화화장품, 고령친화콘텐츠, 고령친화힐링 등 4대 분야의 특화발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익산과 완주·전주를 고령친화 식품 연구와 생산, 소비자 테스트베드로 특화하고 고령자의 도시에 대한 계속 거주 욕구를 활용해 전주·익산을 중심으로 고령 친화 콘텐츠를 산업화하자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남원과 순창·장수·임실·무주·진안 등 동부권 지역은 고령친화 식품과 화장품에 필요한 천연소재의 발굴과 재배, 자연환경과 연계한 고령 친화 힐링을 중심으로 하는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급격한 노령화가 우리 사회의 위협 요인임에 틀림없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새로운 수요층을 그만큼 빠르게 창출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같이 급팽창하는 시장을 잘 활용하면 전북지역 차세대 성장동력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는 설명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고령자를 오르지 복지의 수혜자요 대상이라는 기존의 상식과 편견을 버리고 중요한 소비자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을 갖게 된다면 고령사회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