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승마장 시설에 대한 경영체질 개선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전주승마장이 만년 적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다 특정 소수를 위한 운영으로 공공성을 해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다. 최근에는 동우회 일부 회원의 갑질 논란까지 발생했다. 한때는 인근 주민들의 이전 요구로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전주승마장은 최근 3년간 11억6,400여 만원의 운영 적자를 냈다. 2017년 2억8,000만원, 2018년 3억9,300만원, 2019년 4억9,100만원 등으로 해마다 적자 규모가 늘고 있다. 특히 인건비와 말사료, 마장구 구입, 운영 경비 등 통상적인 지출을 빼고, 시설 노후로 인한 별도 비용만 3년간 5억7,400만원이 지출됐다. 반면 수입은 지출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의 경우 2억7,100여 만원 수입을 얻었지만 지출은 7억6,300여 만원으로 4억9,100여 만원 적자다.
적자 발생의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용자가 소수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서 관리하는 마필 48필 가운데 위탁하고 있는 말은 경찰기마대용 2마리를 제외한 20필이 전부다. 위탁관리 마필은 개인위탁(4필)의 경우 마리당 마사사용료와 사료 비용, 관리비 등으로 매월 66만원을 받고 있다. 나머지 자마동우회는 자체관리로 인해 매월 마사사용료 13만5,000원과 단체가 사용하는 사무실임대료를 연간 98만원 청구하는 게 전부다. 지출은 많은데 비해 수입은 턱없이 부족하니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주시의회 정섬길 의원(서신동)은 지난 26일 열린 임시회에서 “적자운영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자마위탁을 늘렸지만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수입증가보다는 과한 예산지출과 잦은 민원을 야기했다”며 “잦은 민원만 발생으로 골칫거리가 된 자마 위탁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승마장 이용자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대다수 시민을 위한 공공체육시설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면서 “공공 승마장은 특정 소수가 아닌 다수의 시민을 위한 시설인 만큼 시민과 관광객 등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성동 건지산 기슭에 1991년 들어선 전주승마장은 건립 당시만 해도 전북지역 승마인구 저변 확대와 말 산업 발전에 상당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30여년이 흐른 지금 발전은커녕 점차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떨칠 수 없다. 승마장 주변은 현재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주민들도 승마장 시설을 매우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시설도 너무 비좁고 낡아 있는데다, 마치 산 속 별장처럼 격리돼 있어 존재감마저도 없다.
승마장을 시 외곽 오픈된 장소로 이전해 대중들과 좀 더 친밀감을 높이고, 특정인들만 공유하는 시설이 아니라 레저시설로서 한 축을 담당할 ‘승마 공원’으로 조성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전북은 2년 전 전국에서는 4번째로 그토록 염원하던 말산업 특구(장수·익산·김제·완주·진안)로 지정됐다. 이번 기회에 전주승마장도 새롭게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