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정부가 설립을 추진하는 국립감염병연구소 유치를 재차 천명하고 나섰다. 익산시는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익산에 유치될 경우 수천억원의 국비 투입은 물론 대규모 우수 연구인력 유입 등 엄청난 생산 유발 효과가 예측되고, 진단키트·의료기기 등 K-바이오 관련 연관 산업 육성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전기 마련이 기대된다며 연구소 유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 16일 정헌율 시장 주재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유치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시장은 “익산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동물 실험이 가능한 생물안전차폐시설(ABL-3)을 보유한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와 국내 최초 인수공통 감염병 연구기관인 원광대 인수공통감염병연구센터가 구축돼 있다”면서 “연구소 설립에 따른 민원이 발생할 염려가 없고 교통의 최적지이기도 해 전문가들도 익산을 국립감염병연구소 설립의 최적지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공공보건의료 체계와 감염병 대응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며 설립을 공식화한 연구 기관이다. 전북대 부설 연구기관인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는 국내 발생이 빈번한 AI,블루셀라 등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국비와 지방비등 432억원이 투입돼 2015년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동물실험이 가능한 생물안전차폐시설과 일반 동물 사육 실험동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대학교 부설 연구기관 특성상 체계적 연구 수행에 한계가 있어 뚜렷한 연구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 인력과 연구비 등의 부족 때문이다. 자체적 연구과제 보다 공모 형태의 과제 유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니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사태에서도 별 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각종 감염병 등 질병이 창궐할 때마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단골 메뉴로 등장했지만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국가연구기관으로 승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주변 부지가 넓고 저렴한데다 향후 K-바이오 등 연관 산업 유치도 가능해 수도권이나 대전시에 비해 월등한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기존시설을 활용하기 때문에 중복투자가 방지되는 등 국가 예산 절감 및 신속한 국립감염병연구소 설치가 가능한 이점도 있다. 최단 시간에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재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를 국립감염병연구소 분원으로 전환시키자는 전북도의 의견과 규모를 확대해 ‘본원’을 유치해야 한다는 전북대의 주장이 맞서 아직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전혀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형 국가기관을 유치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서로의 이해관계에 얽혀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놓쳐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