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당명을 공모하면서 국민의 힘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고 한다. 자신들의 정당이 집권했을 때의 당명은 대부분 나라 이름이나 아니면 신조어를 만들어 국민 앞에 선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역시 예전 누군가가 사용했던 비슷한 이름의 당명을 들고나왔다.
현재 야당으로 전락한 미래통합당의 명칭이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국민의 인식에는 지난 총선에서의 패배와 함께 없애버리고 싶은 당명인가 보다. 그리고 조금 더 중도좌향적인 입장을 추구하는 것에 걸맞도록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5.18 사과와 함께 새로운 당명으로 활력소를 찾고 싶은 것 같다.
우리는 민주사회에서 정당의 행태를 비판하거나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정책과 주장이 다른 정당과 비슷할 수도 있고 완전하게 다를 수도 있기에 그들 나름대로 정당의 가치관이나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책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정당이 한결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바로 국민을 위한다는 내용이다. 이 내용을 아예 바깥으로 빼내어 형식적이나마 국민이라는 단어를 당명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지금도 원내 정당으로 국민의 당이 있었고 예전에도 국민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수많은 정당이 있었다.
국민이라는 이름을 넣어 집권까지 했었던 정당이 있었고 이후 정당명을 다시 변경하면서 이합집산하여 오늘의 대한민국 정당정치의 이름을 갖게 하였다. 민주주의에서 정당이 아무리 집권하기 위한 결사체라고 하지만 그 정당들이 국민을 위한다는 똑같은 명분으로 존재하기에 국민이라는 힘이 이렇게 강하고 위대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국민은 정당의 명칭이 중요한 것이 아닐 것이다. 바로 정당들의 당리당략적인 행위와 그 정당의 구성원들이 온당하지 못한 행동들을 여과 없이 나타낼 때 그 정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는 하늘을 찌르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보수를 표방하면서 진보적인 색깔을 약간 덧입혀 중도외향을 넓혀간다는 소식이다. 워낙 우리나라의 양대 정당이 보수와 진보라는 틀에 사로잡혀 있고 국민 또한 보수와 진보라는 등식으로 나뉘는 바람에 국민 스스로가 본의 아니게 진보와 보수의 틀 안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미래통합당이 일신하는 마음으로 당명을 바꾸고자 하는 것에 토를 달 필요는 없다. 당명을 바꾸고 싶은 것은 그들의 마음이지 언제 국민이 당명을 바꾸라고 요구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당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들 정당 구성원들의 행태이다.
나라의 정치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당에 소속되는 것이 가장 기본이고 정당 활동을 통해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과정일 수 있다. 따라서 정치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정당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인 미래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당명 변경에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는 실천적인 정강정책과 현실성 있는 정책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체질 개선부터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