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이제 보름도 남지 않았다.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음력으로 쇠는 추석은 나라마다 특색은 있겠지만 사실상 최대의 명절로 알려져 있다. 서양의 추수감사절처럼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추석을 가장 큰 경사스러운 명절로 여겼다.
지금처럼 도로와 자동차 등의 교통 체계가 잘 발달하기 전에는 귀성객들로 넘쳐나는 고속도로의 진풍경으로 인해 귀성길이 고생길이 되었다는 말이 많았다.
그런데도 전국 각지의 사람들은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 고생길임에도 이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 뵙는 것이 우리 민족의 풍습이었다. 일 년에 설날과 추석 명절 등 몇 번 되지 않는 우리 민족의 대명절이 우리의 민족 자존심을 가지게 한 날이기도 하다.
이러한 추석 명절이 이제 보름 후면 우리 곁에 다다른다. 즐겁고 유쾌하며 고향 산천에서 한바탕 웃음 속에 덕담을 주고받는 아주 소중한 우리의 관습이기도 하다. 올해 또한 변하지 않는 추석 명절의 마음은 누구나 같은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나라 상황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는 사람의 집단 모임으로 감염이 확산하거니와 개인위생에 관하여 상대적으로 느슨한 추석 명절이 걸림돌이 된 것이다.
이미 방역 당국은 올해 추석에서는 이동을 자제하고 안부 전화나 영상통화 등으로 대체하길 권한다. 오죽이나 하면 민족 최대명절임에도 이러한 방침으로 국민에게 협조를 구하겠는가? 방역 당국의 노고에 협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사실 우리의 추석 풍습의 가장 핵심은 바로 부모님을 찾아뵙는 고향으로의 귀성이면서 돌아가신 분의 산소를 찾는 등 유교적인 관습에 의한 가족 형태의 만남이 최고의 근원으로 뽑히고 있다. 이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닌 혈연공동체의 근본적인 풍습이다.
이를 통해서 가족 간의 우애와 소식을 주고받으면서 회포를 푸는 등 사회생활에 지친 우리 사회의 인간성에 대한 회복과 가족 및 친지들과의 관계에 대한 좋은 풍습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좋은 풍습으로 인해 자칫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진행된다면 이것 또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는 특정한 사람을 겨냥하지 않는다. 누구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지 못하고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거나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비말등으로 인해 감염될 수 있다. 아무리 철저한 개인위생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철저한 개인위생 없이 함께 모일 때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외부의 다른 사람이건 아니면 가족이건 전혀 상관을 두지 않는 것이 코로나19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확산세가 조금은 낮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전체적인 근본은 계속해서 세 자릿수를 유지하는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추석 명절에는 가급적 방역 당국의 권유에 따라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다른 날을 기점으로 삼아 귀성해 보는 분산정책으로 이번 추석을 보내면 좋을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