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이면 조선왕조의 본산인 이곳 전주에서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관할했던 전라감사가 거주하던 옛 전북도청 터에서 감영의 재창조 복원식이 열린다. 조선왕조의 감영은 각 도별로 왕을 대리하여 통지하던 관찰사들이 거주하면서 입법,사법,행정을 펼치던 곳이다.
가히 당시 왕의 권력을 대신할 정도의 위세가 있었던 곳이니만큼 해당 지역의 감영 존재는 백성들에게 지역사회의 존재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정신적 가치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왕조 500여 년 동안 전라감영이 차지했던 수많은 치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일제강점기하에서 감영이 헐리고 일제가 도청청사를 세워 다스리면서 전라감영은 역사의 인식만 있을 뿐 백성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이후 전북도청 청사가 신시가지로 이전하면서 감영 복원을 위한 역사적 고증과 발굴작업을 거친 후에 드디어 내일 복원식이 열리게 된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하여 일부 필수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공개적인 상황이 아닌 비대면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형식을 거치게 되었지만, 아무튼 전북도민의 역사적 가치와 자부심을 남기게 되는 또 다른 하나의 위대한 역사문화 유산이 등장하게 되었다.
내일 있을 복원식에는 1884년 미국 임시 대리 공사였던 조지 클레이턴 포크(George Clayton Foulk)가 전라감영을 방문했을 때 췄던 ‘승전무’ 공연으로 시작된다. 전라감사를 지낸 이석표의 호남일기에 기록된 내용을 토대로 전라감사 업무 인수인계식을 재현하는 전라감사 교대식 공연도 펼쳐진다.
그리고 전라감사가 집무를 본 공간이자 전라감영을 상징하는 선화당 등 핵심건물 준공을 알리는 현판제막식과 전주시민과 전북도민들이 전라감영의 미래에 대해 전주시장과 전라북도지사에게 바라는 마음을 담은 희망보감 전달식이 진행된다.
전라감영 복원은 지난 2005년부터 논의가 시작됐으나 감영 복원 범위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지지부진하다 옛 도청사가 철거된 이후인 2017년 11월 착공되었고 전주시와 전라북도,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회는 이후 실무위원회 39회와 전체위원회 17회 등 56차례의 회의와 고건축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지난달 27일 1단계 사업을 완료했다.
약 3년여에 걸쳐서 완공된 1단계 사업은 최대한 조선시대 전라감영의 원형을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선화당과 내아, 내아행랑, 관풍각, 연신당, 내삼문, 외행랑 등 핵심건물 7동이 복원됐다.
우리는 지역사회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미래세대들이 이러한 역사적 유산을 어떻게 가꾸고 활용하는가에 중요한 의식이 있어야 한다.
비록 재 창조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복원된 건물이지만 고풍스러운 옛 건물과 함께 지역사회를 다스리던 통치자들이 당시 백성을 위해 어떠한 일을 했는가도 조명해 보는 것이 현대사회의 건물 고증보다 더 중요한 고증이 될 것이다.
차제에 이러한 복원이 진행되는 유형의 역사적 가치가 잘 뿌리 내려 전북도와 전주시가 천년을 이어온 자랑스러운 옛 도시의 풍모에 알맞은 정책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