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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호남 구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국민의힘 등의 정당이 요즈음 호남을 찾고 있다. 특히 여당은 뉴딜을 포함한 지역사업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는 소식이다. 그것은 최근 국민의힘이 '제2 지역구 갖기'와 '5·18 무릎 사과' 등으로 호남지역 민심을 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듯하다.

지난달 전북을 찾은 국민의힘 역시 “호남에 죄송합니다. 약무호남시무국가”를 외치면서 정운천 국민통합 위원장과 함께 호남을 찾았다.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은 국회 본관 앞에서 김종인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과 함께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을 갖고, 국민의힘이 호남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지난달 임명된 정운천 의원은 ‘국민통합’이라는 시대정신과 ‘친(親)호남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호남에 제2의 지역구 갖기 운동을 추진해 당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이미 자매결연을 맺은 곳이나 연고가 있는 곳과 선호하는 곳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신청을 받았다.

이렇듯 여야 정당들이 호남 인식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되는가? 아니면 일회성 면피용으로 찾는 호남인가를 두고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다.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호남지역에 대한 인식변화를 추구했지만, 아직도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것은 사실이다.

정권의 부침에 따라 지역발전의 영향이 다르다고 하지만 호남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과거 성장 시기의 지원을 생각한다는 것은 매우 요원한 일이다. 그만큼 차별을 받아왔고 보이지 않는 지역감정으로 오늘을 지내고 있다.

정치권이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분리해놓았던 마음속 분단의 동서는 지역주민들의 교류와 협력으로 이제 다 무너지고 화합과 번영을 위한 공존에 협력하고 있다. 그래서 호남지역을 찾는 전국의 관광객들이 맛과 멋 그리고 차세대산업을 위한 일에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정치인들이 호남을 찾아 전남·북이 공통으로 관심을 갖는 전라선 KTX 문제를 놓고 내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하게 되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하도록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부탁했다는 소식도 들어왔다.

지난번 수해를 당한 전북의 남쪽 지방을 찾은 국민의힘 등도 사실상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해달라는 차원의 면피성 방문임을 다 알고 있지만, 정치권의 지역별 지지 노력에는 일면 이해가 가긴 한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이 닥치는 시기가 문제가 아니라 당장 내년도 국회에서 심의하는 국가 예산 등에 있어서 호남, 특히 전북지역에 관한 관심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전북을 찾는 정치권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전북지역이 특정 정당에 관심을 두고 지지할 수밖에 없었던 요인이 있다. 이제 보편화된 입장에서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일에 관심과 협치가 있어야 한다. 야당이 진정으로 전북지역에 구애한다면 그에 알맞은 행위로 보여주는 것이 진정성 있는 발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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