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도박심리가 강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으뜸이다. 요즘 가상화폐 투자에 어른들은 물론 심지어 대학생·청소년들까지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가상화폐 투자라는 게 말이 투자이지 실제로는 투기를 넘어 ‘합법을 가장한 도박’에 다름이 아니다. 머지않아 엄청난 후유증을 동반할 것임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다. 특히 최근 들어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불안한 사회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탕주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도박으로 빠져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도박을 시작하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청소년 도박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소년 도박은 온라인 매체가 확산되며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메이저 놀이터, 꽁머니 1만5천원 지급, 먹튀검증완료’. SNS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설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 가입 홍보문구다. 해석하면 ‘안전한 사이트로, 가입 시 공짜 게임 돈 1만5천원을 주며, 개설자가 사기를 치고 도망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바일 앱이나 SNS 등을 통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불법 도박 사이트는 청소년이 성인 인증 없이도 간단히 가입할 수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태다. 최근에는 ‘소셜 그래프’라는 새로 나온 온라인 도박이 유행이다. 유튜브에 ‘소셜 그래프게임’을 검색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등을 상세하게 알려 주는 영상만 1만4천개가 넘는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도박 참여를 제한할 수 있는 장치는 없다. ‘해외 계정이라 추적이 어렵다’, ‘큰 판돈이 오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속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돈을 잃은 청소년들 가운데 일부는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에 손을 대 깊은 수렁에 빠지고 절도나 인터넷 사기 등 범죄로 빠질 수도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도박중독 위험군으로 분류된 청소년은 정상적인 경제관념을 정립하지 못해 성인이 돼서도 도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한다.
알코올 중독과 마찬가지로 도박중독도 쉽게 완치되지 않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도박중독은 가족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경제적·법률적 문제를 일으키고 이는 결국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된다는 데 유념해야 한다. 징후가 보이거나 증세가 나타나면 의료 및 상담기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전북센터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