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말이 있었다.
이말의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으나 일부에서 프랑스 대혁명 때 나온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말은 우리 사회에서, 특히 진보 진영에서 오랫동안 회자되면서 진보진영의 분열을 우려했었다.
그런데 요즘 잇따라 발생한 진보 진영의 무너진 도덕성과 부패상황을 보면, 진보 진영도 분열이 아니라 보수세력 처럼 부패로 망해 가는 것 같다. 이는 진보 진영이 집권을 하고 권력을 잡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법원은 2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해서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인턴증명서 위조 등의 혐의를 그대로 인정하고 법정 구속했다. ‘조국 전 교수 측’은 ‘위조한 것이 아니라 위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사건 표창장은 다른 상장과 일련번호의 위치, 상장번호 기재 형식 등이 다르고, 무엇보다 인주가 동양대 인주와 다르다”며 위조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조 전 장관 딸의 서울대 인턴확인서에 대해서도 “정 교수 딸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사실이 없고, 관련 기재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인정하고, “정 교수가 딸의 인턴확인서를 위해 조 전 장관과 공모한 것도 인정된다”고 했다. 조 전 장관까지 그 범죄에 가담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진보진영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던 인사이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참여하자, 정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이은 차기 대선 주자로까지 전망했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이 장관에 내정되면서 그의 이면이 드러났고, 진보 진영은 분열과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친문 진영에서는 정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하거나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았다고 강변하면서, 드러난 의혹에 대해서 강력히 부인했다.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했고, 없는 죄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민주당과 친문진영의 주장은 법원의 판단으로 거짓임이 드러났다.
도덕은 부패로 가는 길을 막는 방패이다. 따라서 도덕이 무너진다면 권력은 곧바로 부패로 이어지는 것이다. 진보진영의 도덕성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된 변창흠 전 교수에 의해서 또 다시 드러났다.
변 장관 내정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던 2016년 5월28일 구의역에서스크린 도어 작업을 하던 김모군이 안타깝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이 사건으로 당시 박원순 시장은 비판을 받았고, 서울시는 이로 인해 곤란을 겪었다.
이때 변 후보자는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잖아요”라면서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이라고 했다. 젊은 청년, 아직 피우지 못한 청년의 죽음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진보 진영이 아닌 보수 진영에서도 나오기 어려운 말이다.
또 있다. 이용구 법부무차관은 차관 임명 전에 택시 기사를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폭행했다고 한다. 주취라고 해명할 수 있겠지만 진보 정권의 고위 공직자로서 취할 행위는 아니다.
민주당과 진보진영, 적어도 집권세력은 이같은 진보의 무너진 도덕성과 부패에 대해서 사과하고, 스스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보수처럼 망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