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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출신 대통령의 꿈은 어떻게 되나

-호남과 호남인은 어떤 선택을 할 까
최근 조사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가 같은 당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더블포인트 차이로 뒤지면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 호남 대통령의 꿈이 어두워지고 있다.
 
헌정사상 호남 출신이 대통령을 한 경우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 5년이 고작이다. 
 
대한민국이 수립된 1948년 8월 15일 이후 2021년 1월까지 약 72년 동안 호남 출신이 대통령으로 활동한 경우는 0.7%에 불과한 5년이다.
 
이에 반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 이른바 영남 출신의 대통령 재임기간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12년과 윤보선 대통령의 2년을 제외하고, 53년여가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영남 출신의 대통령 재임기간은 55년이 되는 등 사실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영남 출신의 전유물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이다.
 
때문에 호남인들은 호남 출신이 대통령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었고, 그 꿈은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역사적인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고 김대중 대통령을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전북을 비롯한 호남은 여전히 호남 출신의 대통령을 요원했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 전북출신 정동영 후보를 배출했었다.
 
아쉽게도 당시 여당이던 참여정부의 경제실정으로 정동영 대선 후보는 야권의 이명박 후보에게 패하면서, 호남 출신 두 번째 대통령의 꿈은 무산되었다.
 
게다가 호남과 호남 출신이 대거 지지하고 있는 민주당내에서 호남 출신 정치인은 대선후보의 반열에조차 들지 못하는 등 10여년간은 호남 대통령의 꿈을 꿀 수도 없을 정도로 어려웠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권의 대선 후보로 자리를 잡으면서 호남 출신 두 번째 대통령의 꿈이 무르익었다. 
 
특히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이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도는 무려 42%p까지 치솟으면서 차기 대통령은 ‘이낙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아쉽게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최근의 이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도는 10%로 추락했다. 이 대표의 지지율 추락보다 더 심각한 것은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차기 대선 선호도가  23%p로 이 대표 지지보다 두배를 넘었다는 사실이다.
 
정치는 생물이고 변화가 많다는 점에서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한번 추락한 대선주자의 지지도가 다시 오르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낙연 대표의 대선 가도에는 분명히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때문에 호남에서는 이 대표의 지지도 추락이 아쉽기는 하지만, 호남의 두 번째 대통령의 꿈을 위해 여권의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몰아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물론 세계가 한가족이고 남북 통일을 추구하는 현 상황에서 출신지가 뭐 그렇게 대단하느냐고 비난할 수 있지만, 호남인의 가슴에는 여전히 두 번째 호남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호남과 호남출신 인사들은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도 똘똘 뭉쳐, 김대중 대통령 시대를 열었고,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시대를 열었다. 이들 3대 정권은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도가 없었다면 출범할 수 없었다.
 
따라서 호남과 호남출신 인사들이 차기 대선에서 호남대통령을 만들어 낼지 아니면 지역이 아닌 이념을 선택해서 또 다른 진보 대통령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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