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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에 다가서는 ‘새로운 당’ 만들라

더불어민주당이 5·2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을 마침에 따라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일정이 시작됐다.
 
이번에 뽑힐 새 당 지도부의 역할은 막중하다. 우선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이끌게 된다. 또 흐트러진 당을 수습해 쇄신하고, ·청과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워진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청와대와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통로로 기능해야 한다. 지도부는 친문·586 일색이 아니라 청년·여성·초선 등 다양한 인사들이 포진한 역동적인 당의 구심체가 돼야 한다.
 
하지만 분위기가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초선 의원 5명이 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 분출할 듯하던 쇄신의 기운이 잦아들고 있다. 강성 당원들이 쇄신파 초선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면서 오히려 쇄신의 목소리는 줄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최고위원 선출 방식이 친문 의원 등의 반발에 부딪혀 중앙위 투표에서 전당대회로 바뀌었다. 권리당원의 표심이 주요하게 작동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날 5명을 뽑는 최고위원에 7명만 입후보해 다소 김이 빠졌다. 당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오는 이유이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180석의 압승을 거둔 지 어제로 꼭 1년이 됐다. 4·7 ·보선 결과에서 보듯 표심은 여든 야든 조금이라도 교만한 기색이 보이면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여야에서 벌어지는 행태들을 보면 민의의 준엄함을 겸허하게 되새기고 있는지 의문이다. 차례로 매서운 심판과 경고를 받고도 여야 할 것 없이 정신을 못 차리고 구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차례로 여야에 회초리를 든 민심의 본질은 하나다. 무능과 위선, 구태에 대한 질책이다. 구시대 인물들 대신 개혁적이고 참신한 세대들이 나서서 쇄신을 이뤄내라는 것이다. 극성 지지층 눈치만 살피는 식의 진영 대결 대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비전 경쟁을 하라는 것이다. 당내 권력투쟁에만 골몰하다간 더 가혹한 채찍을 맞는 순간이 올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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