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대한 호남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면서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업체인 리얼미터는 언론브리핑을 통해 5월3주차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 호남(광주·전라)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9.4%포인트 상승한 21.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1.9%p 오른 47.9%였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9.4%p 하락한 50.4%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는 국민의힘 호남 지지율이 20%선을 넘은 것은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매주 실시되는 여론 조사에서 단 한번 20%선을 넘어 섰다는 점에서 호남 민심이 완전히 변했거나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민심이 많이 변했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는 있다.
광주민주화항쟁 이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던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새정치국민회의 등이 호남에서 자리를 잡은 뒤부터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의 호남 지지율은 10% 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호남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 실시된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했으며, 지지율 역시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지난 총선 전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중에서 호남과 진보 진영이 금기시하고 있는 ‘광주민주화항쟁’을 폄훼하고 비난하는 이른바 ‘5·18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때문에 국민의힘은 호남과 진보진영으로부터 용서 받을 수 없는 정당, 정치집단으로 낙인이 찍혔고 영원히 화합할 수 없는 사람들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남 민심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변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광주를 방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총칼로 광주를 짓밟은 데 대해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보수 정당의 대표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광주의 정신을 이어 받겠다고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국민의힘은 또 호남의 지지를 얻겠다면서 정운천 의원을 대표로 하는 ‘국민통합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정운천 의원을 중심으로 ‘호남동행의원’ 제도를 운영했다.
호남동행 의원은 국민의힘 50여명의 의원들이 호남의 각 지역구와 시군구를 자신의 제2의 지역구로 결정하고, 호남지역에서 요구하는 입법 및 예산확보 민원 해결을 하겠다는 제도이다.
실제 호남동행 의원은 성일종 의원은 전북 장수군이 ‘백두대간 육십령 산림정원 조성사업’을 위해 요구한 ‘산지관리법’개정안을 발의해서 통과시켰으며, 다른 호남동행 의원들도 호남의 예산확보 및 입법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정운천 위원장은 광주민주화항쟁 희생자 관련 단체를 수없이 만나 용서를 구하고, 후속 입법을 약속했으며, 정 위원장과 뜻을 같이한 성일종 의원은 5·18관련법이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되도록 앞장섰다.
이같은 노력과 정성에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단체는 지난 제41주년 5·18민중항쟁 추모제에 보수정당 소속인 정운천·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을 처음으로 공식 초청했다.
국민의힘은 또 지난해 남원과 구례 등지에서 수해가 발생했을 때 민주당에 앞서 현장을 방문하고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피해복구에 나서기도 하는 등 호남에 대한 ‘구애활동’과 ‘서진정책’을 펼쳐왔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노력과 호남 민심의 변화는 바람직한 것이다.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을 장악하면서 발생하는 1당 독주 및 1당 독재가 올바른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호남의 지지율이 어떻게 등락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