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선 예비후보 경선을 앞두고 추진한 ‘국민면접’에 따른 면접관으로 반 조국의 대명사가 된 ‘조국 흑서’의 저자인 김경률 회계사를 선정되었다가 취소한 사건이 있었다.
송영길 대표의 사전 승인없이 강훈식 대선경선기획단장이 ‘김회계사를 면접관으로 선정했을 수 있으나, 민주당이 ‘조국의 강을 건어야 한다’는 송 대표의 입장을 고려하면 송대표와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지난달 초에 ‘조국’ 사태와 관련, “법률적 문제와는 별개로 자녀입시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조국 전장관도 수차례 공개적으로 사과했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할 문제”라면서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기문제와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운 나라가 되도록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고, 당내 친 조국계 인사들이 반발하자 “민주당에서 조국 문제는 정리됐다. 나도 더 얘기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조국 사태는 공정성과 청년들에게 실망을 주는 사건으로 작용했고, 정부의 부동산 실정까지 겹치면서 민심 이반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됐다.
때문에 송 대표는 지난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드러난 돌아선 청년민심을 잡기 위해 조국 사태에 대해서 사과하고 다시는 거론되지 않기를 바랐으며, 소위 조국과 거리를 두려고 했다.
조국 전 법부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저서인)<조국의 시간>에는 물론 그 이전에도 저는 같은 취지의 사과를 여러번하였다”면서 “민주당은 이제 저를 잊고 부동산, 민생, 검찰, 언론 등 개혁 작업에 매진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은 조국 사태로 확산된 공정성 문제 등을 청산, 돌아선 청년과 진보진영을 되돌리려는 취지와 흥행차원에서 김 회계사를 국민면접관으로 선정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때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 진영은 물론 중도·보수 세력들까지 오는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도록 하려는 의지를 풀이된다.
하지만 아직도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친 조국 계 인사,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등의 강성 당원들은 반발했고, 대선 경선에서 친 조국계의 선택을 기대하는 대선후보들까지 강력 반발했다.
정세균·이재명·추미애 후보 등은 “조국 전 장관을 거짓까지 동원해 공격했던 김경율 회계사를 국민면접 면접관으로 참여시킨다는 것은 진정 민주당의 결정인지 믿기 어렵다”면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물론 여권의 압도적인 대선 지지도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환영했다. “상당히 괜찮은 은 아이템이고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강훈식 경선기획단장은 김 회계사의 국민면접관 선정을 포기했다.
정치평론가들은 민주당이 재 집권하기 위해서는 조국의 강을 건너야 하고, 국민의힘이 집권하려면 ‘탄핵의 강’을 역시 건너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미 탄핵의 강을 건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참여했던 이준석 대표 체제가 들어섰고,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또한 탄핵 문제를 거론하지 아니하며, 야권의 상징적인 인물인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에도 찾아가고, 야권의 성지인 광주도 찾고 있다.
민주당이 진행 중인 대선후보 경선에서 조국의 강을 건너서 재 집권으로 가는 지름길을 찾을 수 있을지, 조국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머물러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