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주기로 합의한 뒤, 당내 반발에 따라 철회한 사건으로 이 대표가 여야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송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 12일 만찬회동을 하면서 여야간의 쟁점이었던 ‘전국민재난금 지원’ 문제와 ‘비례 위성정당’에 따른 폐단을 막기 위한 공직선거법등을 개정하기로 하는 등 국정 주요 현안에 대해서 합의했다.
이같은 합의는 회동 직후에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과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합의 100분만에 이준석 대표의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이 대표는 “합의 이후에 당에 돌아와 김기현 원내대표와 상의, 전국민 지급 반대라는 우리당의 입장을 확인했으며, 이는 확정적 합의라기 보다는 가이드라인에 가깝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재난지원금에 대해서 피해가 심각한 소상공인과 저소득층에 선별적이고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정부의 입장과 거의 같다.
이 대표가 전국민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접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동안 우리는 전국민재난지원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를 비판해 왔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 대표를 비판했다.
윤희숙 의원은 “그(이 대표)는 젊은 당대표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수많은 이들의 신뢰를 배반했다”며 “당내 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하는 당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권은 이 대표가 합의 후 약속을 뒤집자 ‘100’자리 대표라고 하는 등 인신 공격까지도 서슴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여야 대표의 합의 발표가 100분 만에 번복됐다”며 “아무리 약속이 헌신짝 취급 받는 정치라지만 이건 아니다.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국민을 주권자로 보고 두려워 할 줄 아는 공당이라면 이런 번복 논란이 있을 수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송영길 대표도 “민주당이라고 왜 다른 목소리가 없겠느냐. 저도 이 대표와 같은 입장”이라면서 “기획재정부의 반발, 일부의 문제 제기도 있다. 하지만, 대표가 결단했다면 일단 존중하고 이것을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처리 방식이라 생각한다”고 이대표를 앞박했다.
이 대표는 또 여성가족부를 페지해야 한다는 유승민 전 의원을 응원하고 나아가 통일부까지 폐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당내외의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당대표의 비판은 국민의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당내외에서 강력한 비판과 함께 퇴진요구까지도 받는 등 비난을 감수하고 있다.
송대표는 지난 대선예비후보 경선과정에서 ‘조국의 강’을 넘겠다면서 ‘조국흑서의 저자인 김경률 회계사를 국민면접관’으로 인선했다가 집중적인 비판을 받았다.
더욱이 송대표는 정세균·이낙연·추미애 대선 주자는 물론 열성 당원들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의 약속은 물론 퇴진 요구까지도 받기로 했다.
때 기라성 같은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 이낙연 전 대표, 김두관 의원 등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대선 경선일정을 연기하자고 했으나, ‘이재명 지사’가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경선연기 불가입장을 밝혔다가 비판을 받았다.
또한 송 대표는 지도부 스스로 결정한 ‘부동산 투기 의혹’ 국회의원에 대한 탈당권유 결정에 반발하는 5명의 의원들 때문에 경찰수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는 등 체면을 구기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처럼 당 대표가 수난을 당하는 배경중의 하나는 현 당대표가 임기가 2년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국회의원에 대한 공천권한이 없고, 당내에 절대다수의 선배 및 선수가 많은 의원들이 활동 상대적으로 젊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