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기 싸움뿐만 아니라 아직 선출되지 않은 제1야당의 기 싸움이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11월이 되면서 이제 이번 주에 국민의 힘의 대선후보가 확정될 예정이니 사실상 이번 주에 여야 거대정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될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국정감사를 지켜보면서 아무 말 대잔치의 끝판을 보는 것 같았고 국민의 힘 대권후보들의 당내경선에서는 심지어 5공 시절의 전두환 씨까지 소환하여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치인들이라 칭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수준을 보면 현대 유권자들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현대사회의 미디어 수준이 개인 방송을 할 만큼 다양화되어 있고 거짓을 말한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처럼 국민의 뇌리엔 그만큼 정치적인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인 중 특히 대선주자들이라 칭함을 받는 사람들의 언동은 국민의 정치적인 수준에 비해 매우 다양하면서도 높은 지식과 도덕성이 요구되어야 할 텐데 요즈음은 그야말로 아무 말 대잔치의 최정상에 이르는 것 같다.
대통령은 통치행위의 최고 자리에 있기 때문에 누구의 말처럼 적재적소에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그들로 하여금 통치행위의 저변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한편으로 자신은 전혀 몰라도 된다는 아주 비상식적인 말은 국민의 정치 수준에 비해 턱도 없이 낮은 정치 수준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거대 양당뿐만 아니라 군소정당이나 무소속의 대권 후보자들도 있다. 이들 역시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면에서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국민이 생각할 수 없는 황당무계한 정책으로 웃음을 주고 있는 일도 있으니 그나마 쓴웃음의 정책으로라도 국민에게 위안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국회에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의 경우에 대선 후보자를 배출했을 때의 정치적인 수준을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최고의 과제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대선 후보자들의 언행을 보면 상대 진영에 대한 막가파식의 말들이 주류를 이룬다.
과거 조선 시대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에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왔던 김성일과 황윤길의 입장이 같았지만 당색이 다르다는 것으로 전혀 다른 내용을 보고하면서 결국 왜란을 겪었고 당색의 다름으로 인해 민초들은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 당색은 더욱더 뚜렷하여 상대 진영을 굴복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아무 말 대잔치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여과 없이 발표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또 일부 측근들은 그의 언사에 동조하는 듯하여 국민의 불신을 자초하기도 한다.
지금 우리 국민의 수준은 과거 군사독재 시대나 초창기 대한민국의 성장기에 있었던 국민이 아니다. 이제 대선주자들은 좀 더 언동에 유의하면서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서 국민의 정치적인 수준보다 한발 앞서 나가야 진정한 우리사회의 리더자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