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밝힌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 백마고지를 발굴하면서 개인용 참호에서 6·25전쟁 때 전사한 이등병 유해가 발굴됐다고 했다. 6.25 전쟁에서 풍전등화의 조국을 구하기 위해 나선 젊은 병사의 유해를 보면서 새삼 나라 사랑의 일념을 느끼게 한다.
보도로는 이 유해는 백마고지 395고지 정상에 있는 개인호에서 발견된 것으로 적의 포탄을 피해 참호에 숨어 사격 자세를 취한 듯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여기에서 구멍이 뚫린 방탄모와 함께 두개골, 갈비뼈 등 상반신 부분 유해들을 통해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추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휴전협정을 앞두고 남북 간의 치열한 전투가 있었고 대한민국의 영토를 사수하고 조금이라도 더 북쪽으로 나아가길 원했던 전투상황에 비추어 보면 숭고한 그의 희생에 고개가 숙어진다.
이번 유해의 가슴에서 발견된 국군 일등병은 현재의 이등병으로 계급장이 그대로 남아있어 전사자가 전투에 막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군번줄과 탄약류 등도 함께 발견되었는데 이처럼 치열한 전투 현장에서 전사한 고인을 생각해 보면서 다시 한번 나라 사랑의 일념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이지만 남북 간의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남북공동유해발굴에 북측이 호응해야 한다. 그리고 언제라도 공동유해 발굴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관련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남북 간 긴장의 끈을 놓지는 않아야 할 것이지만 전쟁보다는 평화공존의 시대를 통해 결국 남북 간의 평화통일을 원칙으로 하는 정책이 세계인들의 호응을 받을 것인데 현재는 이처럼 과거의 피눈물 나는 역사의 현장을 보면서 진정한 의미의 평화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정치권의 대선주자들의 정책에는 남북 간의 문제해결을 위한 기초적인 정책공약의 시작이 될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 9·19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2018년 9월 남북이 도출한 군사합의가 대선 국면에서 3년 만에 파기론이 대두됐다는 소식이다. 물론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이 소식을 들은 국민은 잠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북한이 먼저 파기를 용인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긴장 국면으로 9·19 남북 군사합의가 파기되면 다시 전쟁국면의 일환이 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 때문이다.
비무장지대 백마고지 어느 이등병의 유해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그동안 국방부 유해발굴단이 어느 곳의 치열한 전투 현장에서 발굴한 모습이 종종 보도되었지만 이렇게 가슴 아픈 발굴이 다시 한번 국가와 민족이라는 나라 사랑의 표본이 되어 준 것이기 때문이다.
전북지역 또한 6·25전쟁뿐만 아니라 과거 조선 시대 임진왜란 등의 전투지역에서 산화한 조상들의 나라 지킴의 숭고한 이념을 생각하면서 지역사회의 수난 극복을 위해 산화한 분들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할 때이다. 비무장지대 백마고지 어느 이등병의 유해를 보면서 삼가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