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현대 역사에서 비극을 꼽으라면 단연코 광주민주화운동이다. 광주항쟁으로 표현되었다가 이제는 군부에 맞서 싸운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정리되었다. 전두환 씨를 중심으로 신군부에 맞서 싸웠던 것이 불과 40여 년 전의 일이다.
항상 이날이 되면 광주의 영령들이 모셔져 있는 광주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곤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부에 맞춰 처음으로 보수정당인 국민의 힘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한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그동안 지난번 국회의 일부 의원들이 세미나를 열고 당시 광주 5.18을 폄하하면서 국민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면서 왜곡된 그들만의 생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이 과연 무엇인가? 날짜로 상징되는 5.18이 돌아오면 우리 사회는 매우 숙연해진다. 그동안 경상도 지역의 부마항쟁 있었는데 유독 전라도의 광주에서 일어났던 항쟁의 역사를 왜곡하는 것도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조작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날의 진실을 알려줄 신군부의 주역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면서 진실 찾기가 더 어려워졌고 이제는 피해자들이 현재 진행형의 조사를 계속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아직 그때 그 시절의 광주에서 가해자의 편에 섰던 군인들이 양심선언을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역사의 영상에는 분명하게 폭력적으로 몽둥이를 들고 총을 들어서 발포했던 장면들이 나타나고 있고 헬기 사격 등이 있었다고 증언하면서 기총소사의 총탄 자국이 선명한데도 이를 부인하는 후안무치의 사람들을 보면 용서라는 말이 과연 가당한지 돌이켜 생각해볼 노릇이다.
현대사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는 5.18의 한복판에는 지금도 어리석게 북한의 개입 등을 주장하면서 왜곡된 역사의 놀음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보수냐 진보냐를 떠나서 역사적 사실에 있어서는 진영논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 조선시대 당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당쟁에 휘말려 진영논리에 파묻혀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세웠다가 전란에 휘말린 역사를 보고 있지 않은가?
처음에는 같은 의견이었다가 당쟁으로 인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낼 수밖에 없었던 정치의 역사가 결국은 백성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던 것인데 매년 돌아오는 5.18 역시 왜곡된 역사를 청산하고 오로지 진실만을 밝힐 때 비로소 백성들의 진정한 국론이 하나로 통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5.18 추념식에는 여야 정치인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다시 또 그때 그 자리에서 함께 모이게 된다. 과거 보훈처에서 당일 추념식 때 부르는 노래를 통제하면서 합창이니 제창이니 하면서 분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정권을 잡은 정치적인 색채에 따라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매우 현명하지 못한 처사이다. 여야뿐만 아니라 동서의 갈등을 메우는 입장에서도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추념식의 노래 등이 지속되면서 이날만큼은 숭고한 광주 영령들이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5.18의 새로운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