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인 6.1 지방선거가 사실상 국민의힘이 완승하였다. 하지만 호남지역과 제주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광역단체장은 경기를 제외하고 국민의힘이 표심을 받았다. 지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비하면 도리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뒤바뀐 모양새이다.
전북지역은 그런데도 경상도 지역과 마찬가지로 온통 파란색뿐이다. 전북지역의 14개 기초단체장 중 3곳만 무소속이 당선 되었고 나머지는 모두 민주당 공천자들이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명함이 예전 그대로를 반증하는 것 같다.
이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파란색의 민주당이 경상도 지역을 약진하면서 단체장과 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등 지역색이 좀 나아지려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번 선거를 두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갔다.
그런데 이런 방법의 선거가 동서로 갈리게 되면 결국 해당 지역 주민들의 투표는 울며 겨자 먹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 실력도 검증되지 않았고 인지도도 없지만, 당에서 가산점을 받아 당내 경선을 통과하게 되면 해당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다.
정말 찍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대적 개념으로 인한 선택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다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광역과 기초의원 선거도 마찬가지이다. 기초의원의 경우 중·대선거구가 되다 보니 약간의 틈이 있으려니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었다. 전북의 경우 민주당이 싹쓸이했고 정의당도 역시 몰락했다.
국민의힘은 말할 것도 없다.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에서 겨우 비례대표만 턱걸이했을 뿐이다. 우리 지역의 지방정치나 앞으로 있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도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수 있는 길은 매우 요원해질 것이다.
특정정당의 깃발만 꽂으면 앞으로도 당선될 지역이기에 우리 지역 유권자들의 진지한 표심보다는 당심이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승부처인 수도권 지역에서의 표심이 유권자라면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은 특정정당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동서의 분할이 어느 정도는 예견되었지만 지난 7회 선거와 비교해서는 완전하게 예전처럼 복귀된 상황이 우리 사회의 슬픈 현실이 되고 말았다. 진정한 승부의 표심이 수도권에서는 유권자이지만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은 당심이 증명되고 만 이번 선거 결과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현상은 아직도 진행형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돌이켜보면 서구식 민주주의의 완성을 보는 처지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적 규모는 세계 10위권 이내의 경제 대국임에도 정치는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균형을 이루는 여야의 어울림이 아닌 쏠림현상이 극대화되다 보면 특정정당에서의 불균형 정책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와 함께 중앙정당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어 매우 어려운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우리 사회의 선거에 대한 표심이 정당인가 아니면 인물 구도인가를 명확하게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유권자의 혜안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