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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 팬클럽의 부작용

대통령의 일정은 사실상 경호 관련으로 대외비로 돼 있다. 대통령의 안위가 곧 우리나라의 안보와 직결되는 것이기에 대통령의 일정은 수행 기자들에게도 알리지 않는 것이 정설로 돼있다.

그런데 요즈음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씨의 팬클럽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전 일정이 공개돼 문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전전긍긍 하면서 유출자 색출한다고 하는데 여러 갈래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대통령 부인이 팬클럽까지 존재하면서 어느덧 우리 사회가 이처럼 안보 이슈를 몰아치게 하는 부인의 팬클럽에 까자 문제가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역대 대통령 중 부인의 팬카페가 있었고 이렇게 정보확장까지 공개되는 것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일설에는 대구방문에 따른 국민의힘 대구지부에서 사전에 유출했다고도 하는데 경위야 어찌 됐든지 문제가 있을법한 일이다. 대통령부인과 팬클럽은 관계가 없다고 부인하고는 있지만 왠지 부자연스러운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여야의 정치권은 공방을 통해 이에 대한 해명과 한편으로는 질타하고 있다. 가뜩이나 여소야대의 국회에서 집권여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안정성이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우리는 북한과 휴전협정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 있지 정전이 돼서 완전하게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안보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안보를 책임지는 가장 상위의 정치인이 바로 대통령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안위는 국가 안위와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경호상 관련으로 대통령의 일정은 대외비일 수밖에 없고 사전에 그의 동선이 유출된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버젓이 대통령 부인 팬클럽에 대통령의 사전 일정이 공개되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심각한 안보의 해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통령실은 그들의 생각과 입장이 국민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의 활동이나 운신이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지면서 당일에야 그의 행적을 알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위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대통령 역시 그의 일정이 공개돼야 투명한 국정운영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문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국정 현안에 대한 안보에 따라 대통령의 일정은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기에 이번 기회에 대통령 부인 팬클럽의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지지율과는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갖추는 입장에서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집권 세력들의 과감한 개혁과 환골탈태로 국정에 대한 쇄신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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